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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끝 Feb 03. 2021

내밀한 감정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지난가을부터 누군가를 만나기보다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좋아하는 작가의 책도 읽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일에 주력해 왔다. 그 외에 다른 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대로 살다 보니 행복이 별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물론, 지금도 내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마음 한편에 무언지 모를 감정이 있다. 지독하게 건조하고 현실적인 여건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니 내가 참 많이 부족한 사람이구나,를 뼈저리게 깨닫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을 해온 것이 어쩌면 인생 속에서 '도피'로 여겨져 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마치 민낯을 선명하게 비추는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 그간 내가 해온 모든 것에 자부심을 가져왔는데, 그것이 부정당한 건 아닐까 두려운 마음도 앞섰다. 그래서 부끄럽고, 안쓰럽다. 나는 분명 더 나아지고 있다고 확신하여 왔다. 


그런데 잘 모르는 어디에서, 계속 허우적대는 건 아닌지 팽배한 우려가 나를 감싼다. 하지만 이겨내어 사는 게 인생이다. 지금 당장의 내밀한 마음들이, 시간이 지나면 한낱 추억이 될 수도 있는 것 역시 인생인 거다. 그래서 좀 더 힘을 내기로 하였다. 적어도 오늘 하루는 이렇게 살기로 하였다. 끝을 알 수 없는 길 위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라는 물음을 스스로에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마음속에 담아두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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