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공원에 올라 드는 생각
10년이 흘렀다. 마지막으로 이곳을 찾았을 때가. 그리고 또다시 남산공원과 남산도서관을 찾았다. 주변에 매점이 생기고 건물이 들어섰지만,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느낌은 여전하다. 아마도 예전에 후암동에 살았던 때 내게 위로와 위안을 가져다준 장소로 저장되었던, 각인되었던 편린이 크게 작용해서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난 여전히 외롭고 쓸쓸하다. 하지만, 10년 사이에 바쁘게 살아가며, 이 같은 감정을 느낄 새 없었다.
사실, 그런 감정이 들더라도 희석되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분명 그렇다. 공교롭게도 10년이 흐른 뒤 지금의 나는 10년 전과 동일한 지점에 서 있다. 그래도 이 속에서 한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면 ‘더 나은 미래를 갈망하라’는 신념을 마음속에 담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예상치도 못했던 순간 속에서, 기쁨과 희열을 느꼈고 슬픔을 버텨냈다. 앞으로의 10년도 그렇겠지.
다만, 이 과정에서 외형적인 것에 연연하기보다는,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그 가치는 미시적이기보다는, 거시적이었으면 한다. 그래서 작은 일 하나하나에 체력과 감정을 소비하기보다는, 큰 가치를 지키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10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적어도 무엇이 더 나은 선택지인지 따져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믿는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를 가치 실현에 적용하고 싶다. 정말 그러고 싶다. 하늘을 바라보니, 오늘이 정말 날 좋은 날이구나 싶다.
사진=날 좋은 날의 남산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