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조여드는 어둠의 그림자.
새하얗게 새벽을 달리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본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언제나 똑같은 그 자리에서
애처롭게 서로를 바라볼 뿐.
언제부터였을까.
전생에 무슨 인연이었기에
이리도 모질게, 아픈 마음 숨기며
애써 외면해 보는 나날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말한들
그 마음 덜해질 리 없건만.
실낱같은 희망을 얹으며
"어디 가니?"
그 물음에 순간 심장이 멎는다.
나도 시어머니도 안다.
6년째 비어있는 방이, 주인을
몹시도 그리워한다는 것을.
퉁퉁 부어 오른 눈가
만지지 말라 귓가에 소리쳐도
단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또 비빈다.
어린아이 같아 참지 못할 거라며
치료도 못하고 약만 들고 왔다.
얼마큼 이런 날들이 이어질까.
그런 것들은 아랑곳없이
그저 자식얼굴 본 것만으로
온 얼굴에 웃음꽃 물들이다,
약봉지 가슴에 안으시고
요양원 속으로 사라지는 휠체어.
죄책감만 또 한 겹 남겨둔 채로.
한없이 가냘퍼진 어깨
앙상하게 말라가는 팔과 다리
세월의 무게 앞에 스러져간다.
당신의 삶의 끝이 멀지 않았음을
애써 가슴 한편에 묻고 돌아와
그 울음 삼켜내며 글로 풀어낸다.
2023. 6. 15.
photo by paxi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