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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야 Apr 25. 2024

인사이더가 되는 날도 오겠지요

나의 작가님, 우리 작가님

 라일락 보랏빛 향기가 가득 피어나는 느긋한 일요일 아침, 대댓글에 이끌려 확인하다 보니 바로 위의 댓글들이 범상치 않습니다. 나와는 차원이 다른 맥락의 글을 따라 그 작가님의 글 속으로 허락 없이 여행을 떠났습니다. 전문적이고 해박한 지식이 여기저기서 금빛처럼 반짝이며 작아지는 내 몸은 먼지가 될 지경입니다. 그래 나도 한때는 어쭙잖게 교수를 꿈꾸며 뒤늦게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활활 타올랐었지. 양립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가정을 선택했지만. 그러길 잘했다. 안 하길 잘했다. 못하길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을 써도 그 깊이는 간데없고, 그저 에세이라는 명목하에 그럭저럭 풀어내기 일쑤입니다.


 감히 전문적으로 도전할 엄두는 국 끓여 먹은 지 오래고 그저 일상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생각들이 적당히 버무려져 글쓰기를 배운 적 없다는 핑계아래 내 맘대로 펼쳐놓기 바쁩니다. 그래도 행운의 여신이 가엾이 여긴 탓인지 한동안 메인에 걸리는 글들이 이어졌고, 브런치 아닌 곳에서조회수가 폭발하기도 했습니다. 독자수도 슬금슬금 늘어갔습니다. 분명 좋은 일인데 그럴수록 고뇌의 시간도 함께 늘어만 갑니다.  "ㅇㅇ의 브런치입니다." 너무 감사하지요. 제 글의 독자가 되어주셨으니 이 얼마나 영광인지요.




 그런데 왜?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이 드는 걸까요. 확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영받지 못하는 아이처럼 슬프더라고요. 본인이 부족하다는 것을 까맣게 접어두고 말이지요. 그래요. 어느 작가님께서 30년은 써야지 생각한 것을 그대로 글로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데 아직 1년밖에 안된 새내기인걸요. 연초 아니 지난해부터 글쓰기 강좌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사는 게 무엇인지 그때마다 내 발목을 습니다.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르겠지만 온전히 나만이 아닌 할머니, 어머니. 아내, 며느리 등등 멋진(?) 타이틀들이 많다 보니 쉽지가 않습니다.


 오직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이곳의 작가님 글들을 읽으며 이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쓸까 저렇게 쓸까 이게 맞는 건지 아닌지 혼자 짊어지고 가자니 때로는 재미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결론은 나도 고매하신 작가님들의 응원을 많이 받고 싶다는 투정 가득한 욕심이 일었다는 것이지요. 본인이 부족하다는 걸 알면서도요. 작가님들이 보시는 눈은 적확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이 사람이 얼마 큼의 지식을 겸비하고 깊이 있는 글을 쓰며. 얼마나 글을 잘 쓰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철저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글의 독자가 되어 하트 눌러주시고, 댓글 달아 응원해 주시는 작가님들이 계시기에 의지를 하며 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인사이더가 되는 날도 오겠지요. 안되어도 어쩔 수야 없겠지만, 세상일이 내 맘대로 되면 누가 인생을 쉽지 않다 하겠어요. 육십 중반에 뭐가 그리 아쉬워 애 먼 글 먼 속 끓일 필요까지 있겠나 싶어 혼자 또 그렇게 가보자 다독여봅니다. 그래도 그만한 용기는 없었는지 그 작가님의 글을 주르륵 읽고는 비밀(?)스럽게 마음담았습니다. 착실한 학생이 되어서 열심히 배워볼 생각이거든요. 브런치는 의 스승이고, 함께 가는 글벗들  있으니까요.

 



 구독자수와 관심작가님과의 수가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그 숫자는 "00의 브런치입니다" 숫자이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틈날 때마다 찾아가 하트를 누르고는 조심스럽게 댓글을 남기기도 합니다. 제 브런치 안에 계신 작가님들은 저의 하트에서 자유롭지 못하십니다. 나의 작가님 우리 작가님입니다. 제 맘대로요. 글을 쓴다는 것은 쓸수록 어렵기만 합니다. 당연 잘 쓰는 사람도 있고 조금 덜 잘 쓰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쓴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고 위대하단 생각이 들곤 합니다. 써놓고 보면 마음에 덜 차고 언제나 잘 쓸까 고민하는 사람이 비단 나만은 아닐 거란 생각이 니다. 어느 유명한 작가님이 글쓰기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한 글을 읽으며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었구나 저렇게 유명한 작가도 하는데 내가 하는 건 당연하고도 아주 당연한 일이었구나 싶더라고요. 하지만 내 글을 사랑하라는 어느 작가님 말씀대로 그리 해보려고요.


 요즘 슬금슬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좀 더 큰 꿈을 가지고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고요. 누가 물어본 적도 궁금해하지도 않지만 무엇인가 목표를 달리하면 마음가짐도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인생은 길고 하고 싶은 날들이 내게 오라 손짓해 주니 천천히 가보자, 세상 끝나기 전에 해보다 가자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 시간에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고 저처럼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듯싶습니다.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잘하고 계신걸 거예요. 잘하든 못하든 누가 시킨 적 없어도 대단한 글쓰기 쓰고 싶어 씁니다.  핑계 저 핑계보다 일단 써야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어나겠지요. 물론 실수는 끝없이 해대고 있지만 썼기에 실수를 발견하고 나아지려 합니다. 작가님들은 훨씬 더 잘하고 계세요. 훨씬 더더... 잘하실 거예요.

응원합니다.

나의 작가님, 우리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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