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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야 Feb 07. 2024

꾸준함을 이기는 것은 없다

작가신청 후 일 년

2월 7

낯설지 않은 숫자.

오늘이 일 년 전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던 날입니다.


전혀 설레지도 기대도 없이 무덤덤하게 '되겠어, 그럼 아무나 글 쓰게, 안되면 그만이고' 란 심정으로 토닥토닥 돋보기 너머 어설픈 솜씨로 작가신청을 했었지요.


글이라곤 아프시기 시작한 어머니와의 이별 앞에서 일기처럼 써 놓은 글이 전부였지만 모르기에 용감했습니다. 아마도 알았다면 감히 문을 두드릴 엄두도 내지 못하고, '000의 브런치입니다'로 간만 보며 들락거렸을지도 모릅니다.


일 년이란 시간을 축하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손을 놓지 않고 써온 제자신이 경이롭습니다. 일 년을 썼다 해서 커다란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주 작은 언덕에 발을 올려놓은 기분입니다.


아직도 갈길은 멀기만 합니다. 적어도 천편은 써야지 글을 썼다고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렇다고 뭘 해보겠다는 뚜렷한 계획은 없지만 살아보니 꾸준함을 넘어서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급해하지 않으며 아주 조금씩 가보려 합니다. 연재를 시작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면서 올해는 본격적으로 책을 많이 보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브런치에 조금은 소홀해질지도 모르겠지만 내면을 채우는 시간들은 꼭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오늘이 뭐 그리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가끔은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새로운 마음은 얹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어서요. 가만히 있기보다는 시작했으므로 오늘에 이르렀고, 다음 해 그다음 해 그때까지도 브런치가 존재한다면 함께 하고 있겠지요.


누가 나가야 들어오는 이 아닌 것이 마음을 가볍게 합니다. 나가야 한다면 제일 먼저 자리를 비워줘야겠지만요. 글쓰기로 뭘 해보겠다는 생각은 안 해 보았지만, 그저 좋아서 함께하다 보니 정도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함께여서 더 좋습니다.


꾸준함을 이기는 것은 없다. 나무 한그루 한그루를 심고 정성껏 가꾸다 보니 황폐했던 곳이 푸른 숲이 되어 온 마을이 활기를 되찾고 웃음이 넘쳐나는 곳으로 바뀌었다지요


나의 작은 글들도 쉼터가 되어주고, 때로는 그늘이 되어 잠시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땀을 식힐 수 있는 안온한 곳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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