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상에서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내가 엄마의 엄마가 되고 엄마가 내 딸 하면 안 될까." 오늘 본 영화 속에서 이 대사를 들으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많이 후회했다.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지.
그랬더라면 엄마한테 그렇게 섭섭해하며 원망만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때는 정말 미안했다고 막 사과하고 싶은데. 많이 늦었지.
그런데 말이야.
어쩌면 그런 세상이 올지도 몰라.
그러면 정말 좋겠다 그치!
그래도 조금은 기다려줘야 해.
지금은 시어머니 엄마가 되기로 했거든.
이해해 줄 수 있지.
리클라이너의자에 편하게 눕듯이 기대어 영화를 보았다. 잠들기 딱 좋은 자세다. 아니나 다를까 중반도 되기 전에 옆에서는 꿀잠 중이시다. 김태용 감독의 원더랜드. 헤어질 결심은 초장부터 잠들어 버렸는데 그나마 원더랜드는 도대체 뭔 얘기를 하고 싶은지 호기심에 눈과 귀를 바짝 세우는 듯했다. 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구나. 잠시 후 편안히 잠든 모습을 보며 나 혼자 스크린 속으로 달렸다. 역시 김태용 감독다웠고 배우들의 연기는 심플했다. 하지만 엔딩으로 치달으며 눈물샘을 자극했고,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통에 같이 눈물 질질 흘리면서도 부끄럽지 않았다. 엄마! 어느 누구도 이 단어 앞에서 먹먹하지 않을 수 없다. 한산한 극장가. 씁쓸했지만 어쩌면 그런 날들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다(현재 상영 중이라서 스포가 될까 봐 자세히 적지 않았습니다).* 상영되자 마자 보고 써 놓은 글인데 이제 올려봅니다. 언젠가 보실 기회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권해 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