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집 나가지 말아야지

by 희야

시간은 흐르고 세월은 쉬지 않고 달렸다. 그런대로 나의 일상이 서서히 익숙해지는 듯했다. 2년이 지나고 3년이 되어가는 글쓰기의 멈춤이 또 다른 나를 보게 하였다. 글을 안 쓴다고 해서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 전전긍긍하며 노심초사했던 순간들이 스쳤다. 멈추어보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어딘가에 남아 있는 조바심이 나를 재촉하는 듯했다. 혹시 이것도 병인가?

그러나 한 번 멈추었던 길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색한 것처럼 말이다. 그럴 때 핑계가 되어줄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소식을 끊었던 친구가 미안했다며 연락이 왔다. 이어 나를 초대하는 듯한 "글 발행 안내"가 도착했다.

[글 발행 안내]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 오늘 떠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로 완성해 보세요.


마음이 아픈 친구였다. 처음에는 몰라서 그런가 보다 했다. 생각나면 전화하겠지 싶어 기다리지도 않았다. 얼마 만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그간의 일들을 펼쳐놓으며 나타났다. 우린 그렇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시 만나고 통화하며 어린 날의 그날처럼 돈독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그녀가 동굴 속으로 사라졌다. 이번에는 기다렸다. 1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그러는지 궁금하다가도 화가 나기도 했다.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제풀에 못 이겨 포기해 버렸다.


그런 그녀로부터 2년 만에 전화가 왔다. 친구는 "미안했다"라는 말로 그간의 일들을 구구절절이 풀어놓았다. 이미 지난 일 이제 와 따져본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지나온 시간을 모두 덮어버렸다. 친구도 다시 전화 걸기까지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지금의 나처럼.


쉬는 날이 길어질수록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졌다. 그 아이를 보내며 모든 일이 부질없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하고 쌓아 올린 길을 두고 돌아설 수 없었다. 3년여 시간 동안 글로 만나 글 속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소중한 글벗님들이다. 이 글로 다시 시작하지만, 겨울방학이란 복병으로 글을 자주 올리기엔 무리가 있다. 거기에 B형 독감으로 훈이, 윤이, 딸까지 열이 나고 기침을 해대는 통에 난리가 났었다. 잠시 후면 쳐들어올 두 아이로 인해 마스크를 장착해야겠다. 어쨌든 다시 돌아올 거라면 내 글방을 잘 지키는 것이 더 좋을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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