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by 박영희

내 몸에 가시가

하나 둘 돋아나더니

어느 순간

나는,

한 마리 고슴도치가 되었다


나를 지키기 위해

가시들을 곧추세우면

언제나 나부터 먼저 찔렸다

얼마나 더 나를 찔러야

이 가시들을 내 몸으로 들일 수 있을까


고슴도치 그 가시들

모두 제 몸을 찌르고서야

생겨난 것임을

한 마리 고슴도치가 되어 보고서야 알았다



첫 시집 '우리가 서로에게 아직 창이었을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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