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벽 사이에서

by 박영희

많은 문을 거느렸던 삶이었다

한때는


항상 열려있어서

언제든 드나들었던,

살짝 밀기만 하면

스르르 품을 내어주던,

똑 똑 두어 번 노크면

안으로부터 열리던,

문, 문들


언제부터인지

문들이 하나둘씩 사라졌다


녹슨 경첩이 놓아버려

밀수도 당길 수도 없는,

오래 여닫지 않아

벽이 되어버린 불확실한 문


그리운 것은

닫힌 문으로 벽이 되어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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