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 못한 말

by 박영희

십수 년 빈집인

오래전 너의 집을

늙어가는 골목길 더듬으며

나, 찾아왔네


녹슨 철대문은

오래전 네 입술처럼

빗장을 물고 섰고


이제는 고목이 된

집 앞 앵두나무 밑에는

끝내

너에게 가 닿지 못한


스무 살 내가

입에서만 굴리고 굴리다 뱉어 놓은

붉은 고백이

하얗고 둥근 뼈로 켜켜이 쌓여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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