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Shape of water(2018)

서로를 알아보는 자들의 대화

by Tess


직장에서 동료들과 영화이야기를 하다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나왔다. 헬보이부터 시작해서 판의 미로, 셰이프 오브 워터 최근에는 프랑켄슈타인까지! 점심시간 내내 델 토로 감독의 시선에 감탄을 하며 대토론을 펼쳤다.



그래서 주말에 셰이프 오브 워터를 봤다! 크으.... 역시 명작이다 진짜로_



영화를 보다보면, "아름다움=선"이고 "추함=악"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대전쟁을 펼치는 걸 자주 발견 할 수 있다. 반지의 제왕도 그렇고, 다른 영화 포맷도 저 공식을 따른다. 괴물의 형태, 인간과 다른 모습은 덮어놓고 못생김, 못남이라고 보고 그렇게 없애려고 한다. 그러다 백마탄 기사와 같은 잘생긴 백인 남자가 등장해서 이걸 다 없애고 쓸어버리곤 한다. (이 공식을 꼬집으며 벗어난 영화가 슈렉이다!)



동양인 여성의 시선으로 보기에 이 지점들이 참 못마땅했다. 못생기고 좀 특이하게 남다르게 생기면 그건 없애야 할 대상이라고 보는 것이.. 너무 일방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느껴졌다.



그런데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는 그렇지 않다. 오우거, 즉 괴물의 형상을 한 크리쳐를 전면으로 내세운다. 기괴하디 기괴한 형상, 뿔달린 악마, 신화에 나오는 모습을 가진 존재가 주인공이다. 이런 크리쳐들은 주로 '선'에 가깝다. 헬보이는 인간을 자신의 뿔을 깎으며 수련처럼 악마성을 누르고 인간을 구하려 한다. 판의 미로의 판은 약간 애매하긴 하지만...


오히려 이들을 죽이려고 하는 것은 세속의 기준을 따르는 인간이다. 잔인하디 잔인한 형태로.... 자신의 약함을 안 인간이 그 불안과 공포를 공격성으로 표출한 것 같다. 그게 약한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니까...






여주인공(엘라이자)의 mute 연기도 좋았지만, 그것보다 여주의 친구로 나온 대머리 아저씨(자일스)에게 집중하며 봤다. 그의 대사 "나는 너무 일찍 태어난 것 같아, 혹은 나중에 태어난 것일지도..." 하면서 게이인 자신의 소수성에 슬퍼한다.



하지만 소수인자들은 서로를 알아보는 법!


그래서일까, 엘라이자와 자일스는 영혼의 단짝처럼 보인다. 말을 못해도 엘라이자의 비언어적 표현을 다 알아듣는... 그리고 자일스가 저 물에서 사는 크리쳐를 본 뒤 첫번째로 한 표현도 "아름다워!"였다.



같은 크리쳐를 봐도, 한 쪽은 죽여야한다. 실험체로 써야한다. 해부를 해보자라고 하고, 다른 쪽은 신성화하며, 또 다른 쪽은 아름답다며 찬양한다. 엘라이자는 크리쳐를 그대로 바라보고 존재대 존재의 만남으로 가 사랑을 나눌 수 있었다.



이게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사랑의 모양인걸까? 존재대 존재로 만나는 저 강렬함! 저 스파크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뮤트이지만 아가미의 형태를 갖고 있던 엘라이자는 결국 다시 태어나 자신의 사랑을 완수한다. 이 믿기 어려운 판타지가, 나에겐 더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사랑을 완수하기 위해선 죽었다 태어날 정도의 시험이 필요한 것이지... 그래서 사랑은 너무도 귀하다. 시험에 통과한 사랑은 너무 아파서 아름다울 지경이다. 이 양면성이, 날카로운 아픔과 반짝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나의 가슴을 쿡쿡 쑤신다.



잘봤다. 이번 겨울은 델 토로의 영화들을 쭉 찾아 볼 예정이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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