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로부터의 독립] 오늘도 나는 나를 지킨다

by Tess

이혼하고 혼자 있다보니, 시간이 많은데... 그렇게 나를 보고있다. 오늘 발견한 두 가지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1. 엄마의 행동을 재현한 것에 대하여

오늘,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카톡이 왔다. 세 대의 차량 보험이 곧 만료된다는 알림이었다. 담당자는 나의 막내 이모. 아마 엄마가 형편이 어려운 이모를 위해 보험을 들어주고, 연락처는 내 걸로 해놓았던 모양이다. (물론 돈은 아빠가 냈겠지만.)

이 메시지를 아빠에게 복사해 보냈다. 쌍문동으로 이사 오면서 많은 걸 포기했는데, 그중 하나가 차였다. 결혼할 때 받은 2007년형 싼타페도 결국 돌려주었다. 본디 내 것이 아니었던 것들을 돌려주는 작업을 이혼 후, 차근차근 해왔다.

아빠는 메시지를 받고 "나한텐 안 왔는데"라고 답했다. 그 순간,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아, 엄마는 항상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고 아빠에게는 말하지 않는 사람이었지. 그리고 뒤에서 딸인 나에게 불만을 털어놓았지.

나는 엄마 아빠가 서로 직접 대면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늘 둘 사이에 끼어 그들의 감정을 받아내야 했던 어린 시절. 이 불편한 구조 속에서 나는 얼마나 불안했을까.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는 더 이상 엄마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아빠와 직접 대화하며 처리한다. 나는 이제 할 말을 할 수 있는 딸이자, 여인이 되었다.

그럼에도 아빠의 "나한텐 안 왔는데"라는 말에 잠깐 불안이 올라왔다. 두 사람이 또 싸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하지만 나는 곧 알아차렸다. 부모의 갈등은 더 이상 내 몫이 아니다. 그들의 업은 그들이 감당해야 한다. 나는 분리했고, 경계를 세웠다.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감정은 취하지 않는다. 그렇게 오늘도 나를 지켜냈다.


2. 폴댄스에 대하여

요즘 폴댄스가 재미있어 주중에도 수업을 나가고 있다. 그런데 오늘, 문득 내가 그 횟수에 집착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플래너를 열어 "이번 주는 몇 번 나갈까?"를 계산하고, 주 2회는 반드시 채워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내 몸 컨디션이나 직장 업무 강도는 고려하지 않고, "정해진 건 무조건 지켜야 해"라고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습관. 예전부터 내려온 이 고집스러운 성실의 습성은, 때로는 내 루틴과 건강을 망가뜨리기도 했다.

심지어 폴댄스는 그저 재미로 시작한 운동인데도 말이다. 이걸 알아차리자, 웃음이 났다. 그리고 멈췄다. "왜 이렇게까지 해?"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쉬기로 했다.

지난 주말, 콘서트에 다녀오고 대전에도 다녀오면서 신체적, 감정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다. 이번 주는 쉬어야 한다. 폴댄스 실력이 쑥쑥 늘지 않아도 괜찮다. 천천히, 즐기면서 가면 된다.

오늘도 나는 알아차리고, 멈추고, 다른 선택을 했다. 이 작은 변화가 참 즐겁다.


2시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에 돌아오자마자, 책상에 엎드려 30분쯤 낮잠을 잤다. 깨어나자 충동적으로 비행기 표를 검색했다. 그리고, 크로아티아행 티켓을 바로 결제했다. 하루쯤 고민할까 했지만, 결국 살 거라면 지금 사는 게 맞았다.

8월, 방학이 오면 나는 유럽에 있을 것이다.

멈추기도 하고, 충동에도 응답하는 요즘.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관계로부터의 독립] 상처받은 내아이에게 건네는 첫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