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이]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

실패를 잘 겪어내는 것

by 히오니

나는 누군가로부터 인상 깊게 들었던 말을 책상 앞에 써 붙여두곤 한다. ‘도전하면 둘 중에 하나다. 성공하거나, 성장하거나.’라는 문장이 그중 하나다. 실패해도 성장하는 계기가 되니, 도전을 망설이지 말라는 의도의 말이었다. 20대 초반의 나는 그 말을 잊지 않고 늘 도전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실제 메모지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도전하면, 성장한다.’라는 말엔 중요한 조건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장하기 위해선 실패의 아픔을 잘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내가 자주 겪은 실패는 입사 ‘서류 탈락’이다. 며칠을 고민하고 수정하여 제출한 서류가 탈락했을 때에 허탈감은 예상보다 강력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고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입사 서류엔 기대감이 담겼다. 탈락 통지를 받고 나면 무기력했다. 그다음엔 ‘내가 돈을 벌 수 있을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까’ ‘나 그동안 뭐 했지’라는 생각 등이 머리를 헤집어 놓는다. 실패를 할 때마다 그 탓을 바로 나에게 돌렸다. ‘취업에 유리한 복수 전공을 했어야 해’ ‘자격증은 미리미리 준비했어야지’ ‘공모전에 많이 나가보지’ 나름 열심히, 그리고 빡빡하게 살아왔던 지난 시간 속에서 부족한 부분을 끝까지 찾아내어 나를 나무랐다. 어느새, 실패로 인한 허탈감보다 과거를 뜯어보며 자책하는 것에 더 힘들어하고 있었다.


나는 얼마 전 입사 서류를 잠시 내려놓고, 살아오면서 성공한 것(혹은 성취한 것)과 실패한 것을 찬찬히 나열해보았다. 막막한 마음에 끄적였는데, 돌이켜보니 작아진 나에게 칭찬할 거리를 찾기 위한 행동이었다. 다이어리에 나의 성공과 실패를 적으며 깨달은 것은 성공과 실패가 내가 쏟은 노력과 완벽히 비례하진 않는다는 것이었다. 주변 환경, 타이밍이 잘 따라주어서 성공했던 경험도 있고, 당연히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만만했던 것에 실패하기도 했다. 모든 성공과 실패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적용되어 ‘이것 때문에 성공했네, 저것 때문에 실패했네’라고 확실하게 단정할 수 없었다. 어쩌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실패도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제일 못나서가 아니라 지금 성공할 타이밍이 아닐 수도, 그 자리가 나에게 꼭 맞는 곳이 아닐 수도 있다. 이제 실패의 탓을 과거의 나에게 돌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짓은 그만하고 싶다. 과거를 오래 후회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거니와, 실패를 성장의 양분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패 때문에 가라앉은 마음은 잘 토닥이고, 다시 일어나 다음을 씩씩하게 준비하는 태도를 지녀야겠다. 앞으로 나는 성공도 실패도 훨씬 더 많이 할 테니 말이다. 그러기 위해 오늘은 자책 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를 정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