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입문 딱 한 달-행복합니다.
네. 말 그래로 입니다.
딱 한 달 되었습니다.
지난달. 2020년 12월 31일에 첫 글을 발행하고 2021년 1월 31일 오늘에 이르렀네요.
한 달 동안 브런치와 함께 정신없이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2021년 12월 31일 처음 발행했던 글이 "인생이 이렇게 바뀔줄 몰랐다" 입니다.
바로 요기
인생이 이렇게 바뀔줄 몰랐다
그런데 지금 다시 말할 수 있습니다.
브런치작가가 되고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면서 내 생활이 이렇게 바뀔줄 몰랐다고요.
제가 진료시간 중간에 시도때도 없이, 점심시간에 매일 운동했는데요. 그것도 안하고 브런치 들여다 보고 있고, 저녁 시간에도 짬 나면 브런치 들여다 보고 있어요. 아..이러면 안되는데..하면서도 이러고 있어요.^^ ㅎ
사실 아직도 브런치가 정확히 무엇인지, 이곳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명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제게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편안하게 쓸 수 있는 공간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아요.
브런치 작가 승인되고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 제가 작가가 된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긴장하면서 글을 쓰고(물론 지금도 허투로, 가볍게 발행을 누르는 것은 아닙니다만, 처음보다는 다소 안정된 것 같습니다) 첫 댓글이 달리고 척 구독자가 생기고 할 때 세상을 다 가진 듯이 기쁘고 설레고 힘이 막 솟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감이 떨어진다고나 할까요?
점점 더 겸손해진다고나 할까요?
암튼 막~ 감정이 솟구 치던 느낌은 아닙니다.
아마도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제 자신의 능력이나 수준을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깊이가 있는 글,
위트 넘치는 글,
정보적 가치가 있는 글,
아이디어가 기발한 글
말할 수 없는 따뜻함으로 나에게 속삭이듯 전해지는 글.
다른 작가님들의 그러한 글들을 읽으면서 음~~ 하고 그 깊이를 알아차리고 싶어 음미하고, 때로 키득키득 함께 웃기도 하고, 훌쩍훌쩍 눈물 흘리기도 하지만 대단하신 분들 앞에 지금 내가 서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가짐이 숙연해질 때가 많습니다.
아팠던 저의 지난날들을 따뜻한 댓글로 위로받고 있습니다. 글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그냥 끄적끄적 적어본 것뿐인데.. 진심으로 햇살이 몸을 감싸주는 포근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다음을 살아갈 용기를 얻고 삶의 행복을 얻었습니다.
일단 두 달 동안만 (1월과 2월) 가능한 열심히 해보자.. 3월부터는 패턴이 좀 달라질 테니 제대로 브런치에 들어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월 한 달은 시작이어서 열정이 솟구쳤고 여러 가지를 익혀가고 친해지느라고 브런치와 가까이했고 다른 분들의 글을 읽느라고 브런치를 켜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내가 올린 글들에 대한 반응에 촉각을 세우느라고 브런치에 들락거린다고 보는 것이 가장 크겠죠. 뿌듯함과 고마움과 함께 약간의 오해도 있었습니다. 역시 공개적인 공간은, 그리고 얼굴을 보지 않는 공간에서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한 오해도 생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뭐. 크게 개의치는 않습니다. 어차피 서로 잘 모르니 오해는 발생할 수 있고 저를 반드시 이해해 줘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조금은 당황했지만 그런 오해도 남과 북이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제가 용기 내어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간접체험을 통해서라도 북한 사람들의 생각, 습관, 사고방식 같은 것들을 접하시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물론 제가 북한 사람 전체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새터민 전체를 대표하는 것도 아닙니다만 개중의 일부분이 할 수 있는 생각인 거죠. 다음을 위한 관계를 조율하는데 작은 팁? 도움? 이 되고자 글을 쓰게 된 것도 있답니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잘 쓸 자신은 없지만 최대한 솔직하게 써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솔직함도 있었겠지만 지나왔던 그 과정에 보내주시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에 정말 브런치에 글을 쓰기 잘했구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요기에요.
책이 될 것 같다고 해주시는 말씀들도 저한테는 큰 고마움입니다.
언젠가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크지만 사실 다른 분들의 글처럼
따뜻함?
공감?
짜증 날 때 힘이 나는 위트?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정보?
미래의 모두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
그런 것이 제 글에는 없네요.
그냥 살아왔던 이야기뿐입니다.
그래도 최대한 진솔하게 써내려 가겠습니다.
처음에는 한 명이라도 읽어주고 공감해주면 더없이 기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블로그 시작 딱 한달인 오늘 구독해주시는 분들이 130명이 되었습니다. 구독이 아니더라도 거쳐가 주신 모든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상상 이상의 이야기를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 아. 이건 무슨 자뻑인가요?ㅎㅎ
그냥 살아온 이야기가 여러분이 지금 상상하고 있는 그 이상이 더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뻑은 아니고요.
천천히 풀어볼게요.
브런치 작가 입문 딱 한 달, 행복합니다.
아팠던 시간들을 편안하게 회고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그 아팠던 시간들에 함께 해주시는 위로와 응원 때문에 행복하고
솔직하게 나를 드러낼 수 있게 되고 더 솔직해질 수 있는 마음이 생겨서 행복하고
여러분들의 삶 가운데 나도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쓸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여서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