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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콩새 Jan 07. 2021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작가가 될 재간도 없고 브런치가 무엇인지는 더더욱 몰랐던 제가 어쩌다 보니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나름 블링블링한 소녀였던 아주 어린 시절 초등학교 작문대회에서 방학 동안에 썼던 일기를 큰 소리로 읽을 때 의례 그렇듯이 담임선생님이 칭찬해 주셨던 때가 계기라면 계기 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쓴 일기가 학교 벽보판에 붙기도 했고 수업 중간 휴식시간에는 괜스레 가지 않아도 될 화장실에도 자주 들락거리면서  벽보판을 흘깃흘깃 쳐다보며 뿌듯해하던 기억도 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작가가 될 거라고 생각했고 작가의 소질이 있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철이 들면서 언감생심 가당치도 않고,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도 알게 된 거죠.


그러던 제가 2021년 새해부터 어쩌다 보니 브런치 작가라는 호칭을 가지고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계획도 없이 일단 쓰기 시작합니다.




저는 북한에서 온 새터민입니다. 북한에서 의사생활 10년 정도 하다가 탈북을 했고 한국에서 다시 한의과 대학에 편입해서 졸업한 후 지금은 한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많은 새터민들이 그렇듯이 힘들어서 탈북했다는 것이 이유이면 이유이겠죠. 의사가 그렇게 힘들었느냐 라고 물으면 그것에도 대답 거리는 있습니다만, 차츰 풀어놓기로 하죠.


북한을 떠나 한국으로 오는 과정 중에 두 번의 체포와 함께 두 번이나 삶의 마감을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6살 난 아들을 두고 혈혈단신으로 북한을 떠나 한국으로 왔으나 쉽지 않은 한국생활의 좌절감에 숨이 막힐 때도 있었습니다. 삶의 결정적인 순간에 내가 했던 생각, 내가 했던 선택, 내가 추구했던 가치관, 내가 살아왔던 삶의 과정들이 쉽지는 않았습니다만, 돌이켜 보면 우리 삶 가운데서 누구인들 어려움이 없었을까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사실 책을 써보라고, 살아온 과정을 글로 남겨보라는 제의를 몇 번 받기도 했었습니다.

그래도 선뜻 글을 쓴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에는 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선은 그저 그렇고 그런, 뻔한 책을 쓸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 와서 책을 쓴 새터민들이 꽤 있습니다. 책이 아니더라도 여러 채널들을 통해서 새터민들의 삶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되었죠. 한, 두명만 건너면 알만한 내용들이 많고 새터민의 이야기가 별로 궁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책을 냈는데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다면 창피해서 어떡하나, 오히려 책을 쓰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고 생각했던 거죠.


이것도 일종의 욕심이 아닐까요? 관심 가지고 읽어주면 좋겠지만 읽어주지 않으면 어떠랴 하는 생각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내가 쓴 책을 누구나 다 관심 가져줘야 한다는 규제는 없는데 말이죠.  ㅎㅎ

저 혼자 저 자신이 특별한 취급을 받고 싶었던 거죠.  이거 욕심 맞죠? ㅎ


두 번째로 책을 쓰고 싶지 않았던 이유는 정말 글 쓰는데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없는 내용을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사실적인 내용이라 하더라도 흥미를 돋울 만큼의 표현능력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럴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랬던 제가 지난 12월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고 승인되니 지금 글쓰기를 시작한 것이랍니다. 

뻔한 글이 아닌 독특하고 새로운 글을 쓸 자신이 생겼냐고요? 아니요. 전혀 아니에요.

 마음속의 욕심을 버린 것뿐입니다. 제 책을 꼭 많은 사람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지만 설사 한 사람이라도 관심 가져주신다면 그것에 만족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문장을 잘 만들 자신은 없지만 대신 솔직해지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작했습니다.

어떤 글을 어떻게 쓰면서 마무리는 어떻게 할 것이라는 계획은 없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려고 합니다.


2021년의 꼭 해야 할 목표가 3가지입니다. 

그중 한 가지가 바로 브런치에 글을 쓰고 기회가 되면 종이책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인 거죠. 

두 번째, 세 번째 목표는 차츰 말씀드릴게요.


첫 글을 쓸 때 긴장되고 설레고 떨렸습니다. 그래도 읽어 주신 분들이 계셔서 용기 내여 이어 갑니다.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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