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학교는 18

실수가 아니었어! 조작극이라니!

by 희앤

조작극이었다니! 헉

정치드라마나 치정 사건을 둘러싼 불륜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조작극. 학교 현장에서 버젓이 이루지고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이것이 우리의 교육 현실인가?.


여러 가지 믿기 어려운 학교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관심을 갖고 기다려 주면 달라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기대와 달리 매번 돌아오는 실망감뿐이다.

가슴에 통증이 인다. 치솟는 화를 절제하고 균형 있는 시각과 자세를 유지해야 하니 에너지가 정말 많이 소모되고 가슴이 답답하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지난번 학부모 참여사업 신청이 불발됐다. 공문이 교육청에서 오지 않았다는 어설픈 주장을 수긍하기 어려웠다. 교육청 문의한 결과 공문 전달은 잘 되었고 접수마감 날짜가 임박해서는 신청 독려하는 문자도 여러 차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어제 학교 가정통신문을 보던 중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이럴 수가!

입이 딱 하고 벌어지면서 내 눈이 의심스러워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했다.


3월 31일 날짜로 가정 통신문으로 공문을 올렸지 않은가. 그러고도 담당 교사가 아무렇지 않게 공문이 오지 않았다고 용감하게 학부모에게 말할 수 있다니!

당시 기억이 생생하다.

담당 교사가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며 '정말 공문이 안 왔어요'라고 약간 흥분된 어조로 소리를 높였다.


이미 서류접수는 불발됐고 서로 얼굴을 붉힐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한 걸음 물러섰다. 그렇다고 담당 교사의 말을 전적으로 믿지는 않았다.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1%의 빈틈은 있을 수도 있고. 관련 교육청에 문의해 보면 금방 드러나는 일을 가지고 미주알 고주알 할 필요가 뭐가 있는가.


일은 일로 하면 된다. 일은 사람의 언변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적절하고 합리적 해결책을 찾아 처리하면 된다. 확인하고 내 의사를 밝혀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교육청 공문을 학교 측에 잘 전달했다. 접수 마감 날짜에 임박해서는 학교 측에 신청을 독려하는 문자 메시지까지 여러 차례 전송한 사실도 드러났다.


자신의 실수를 남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과 '일 처리 하는 방식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라는 말로 글을 끝맺어 편지를 전달했다. 그 짧은 글귀가 천 마디의 항의. 소리보다 가슴에 새겨볼 수 있는 그리고 심장을 울릴. 수 있는 경종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일에 대해 잊고 있었다.

전자기기 사용 학교생활 규정 의견 조사라는 가정통신문이 와서 하려던 차에 터치가 잘못돼서 한참 오래전 소식에 눈이 멈추고 말았다.


그리고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쿵. 쿵. 지진이 일어나는 것처럼 세상이 흔들렸다.

진실이 수면 위에 오르는 순간이다!


아, 슬프다.


이렇게 작은 일에 자신 교육자의 양심을 던져버리다니!

학부모에게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일을, 어찌 어린 학생들에게 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담당 교사는 내게 자신은 원칙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 말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양치기 소년이 생각난다.

단순한 재미를 위해 했던 거짓말이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에 빠지게 하지 않았던가


담당 교사가 어찌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모르겠는가. 하지만 자신을 뒤돌아보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안일하고 임기응변의 거짓말들이 자신을 어떤 위험에 빠트릴 수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만 위험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동료 교사들까지 위험에 빠지게 한다.


상처받았을 학생, 학부모!

그들에게 연민이 느껴진다.


학교가 조작극이나 하고 있다니!

이게 학교의 민낯이라니!


가장 큰 문제는 한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관행이라는 점이다. 고착화된 학교 고질병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한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관행이라는 점이다. 고착화된 학교 고질병이다. 결코 학생과 학부모는 이런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는 학교를 신뢰할 수 없다.


건학정신으로 어디로 갔는가.

교사들도 건학정신을 모르는데 어찌 학생들이 건학정신에 숭상하며 공익성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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