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참여도와 의지를 꺾는 학교 공지
늘 한결같이 푸르름을 자랑하는 소나무를 보면서 일관성 있는 삶의 깊이를 되새겨보는 사람들이 참 많다.
특히 올곧음은 사대부들이 숭상하는 가치가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가치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잘못된 관행을 늘 한결같이 지켜가는 고집스러움은 언제 봐도 적응하기 힘이 든다. 밉상 그런 밉상이 없다. 아무리 주변에서 말하여도 '너 말하세요, 이 순간만 지나가면 그만인 것을' 하는 태도, 그들은 그것을 마치 자신의 비장의 무기인양, 자신의 안일한 삶의 비석처럼 여기는 것 같다.
그들의 비장의 무기, 안일한 삶의 비석이 되어버린 이 학교만의 공지의 규칙성을 소개하고 싶다.
학교는 교육청을 비롯해 여러 기관에서 공문을 보내오면,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지를 해야 한다. 수령한 공문 모두를 공지할 필요는 없다. 공지해야 하는 공문인지 아닌지를 취사선택하는 것은 담당교사의 재량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학생과 학부모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었지만, 공지가 안 될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항상 시도교육청의 홈페이지를 특정 요일을 정하여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 이 사안까지 교사의 자율성이라고 인정하자.
하지만 시도교육청에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하는 공문이 제대로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아닌가.
사실 이 학교는 공지의 특별한 규칙성이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가 참여를 위해 신청서를 제출하는 기간에 임박해서 공지를 올린다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을 다녀오느라고 상당히 몸이 지쳐있었다. 잠시 쉬는 중에 휴대폰을 들자 하이클래스에 공지가 올라왔다. 교육활동공모전이었다. 신청기간이 28일까지 이었으나 25일에 공지를 하였다.
공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중 하나가 공지를 올린 담당교사가 생각이라는 걸 하는 사람일까 하는 의문이었다. 전혀 기계적으로 일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공모분야를 보면 시와 산문, 포스터와 웹툰, 동영상, 함께 만드는 교육공동체 참여 감상문과 실천사례였다. 글은 4일 만에 쓸 수 있다고 가정하자. 그럼 포스터와 웹툰, 동영상을 4일 만에 제작할 수 있을까. 4일에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하자. 그 완성도가 어느 정도나 될까.
또한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신청서류가 필요했지만, 공지사항에 공모전을 알리는 포스터 한 장 만을 딱 하고 올려놓았다. 이와 같은 모습을 보자, 담당 교사는 이미 자신 머릿속으로 계획한 바가 있구나 싶었다. 참여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없을 거라는 예상에서 움직였구나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리고 아직도 변하지 않았구나 하는 마음에 찹찹한 심정 속으로 젖어들었다.
다음날 나는 산문은 길어서 쓸 수 없을 것 같았다. 너무도 몸이 지쳐서 산문을 짓기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순간 스친 풍선껌이 생각나서 시를 썼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매년 도교육청에서 상을 받았으니, 올해엔 고3이라서 참여 못했는데, 마지막으로 주어진 공모전인 만큼 참여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내세운 명분에 지나지 않았다.
내 진심은 학교에게 참여할 수 있는 학생과 학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였다. 어떻게 써서 대략 의미전달이 어느 정도 된 것 같아서 서둘러서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담당선생이 누구이고, 어디로 제출해야 하는지 문의를 하자 친절하게 가르쳐줬다.
헉 그 선생님.
아니 아직도.
이 담당교사는 아는 분이었다. 지난번에 소개한 적이 있는데 학부모교육공동체 참여사업 신청을 불발시킨
교사였다. 교육청 담당 주무관이 신청 하루 전까지 업무행정시스템 메신저를 통하여 신청을 독려하는 문자를 보냈으면 결코 확인하지 않았던 바로 그 교사였다. 이번에도 역시나!
어쨌든 첨부서류는 학교 홈페이지에 없었지만, 다른 학교에서 신청서류를 다운로드하여서 서류작성하여 학교를 방문했다. 담당교사가 있는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불이 꺼져 있어서, 1층 교무실에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고, 연구부장 선생님이 친절한 안내와 배려 덕분에 공모전 접수는 잘 되었다. 또한 공모 접수 잘 되었다는 경과가 알려주셔서 더욱 고마움이 갑절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이 학교의 고질병을 또 하나 발견했다. 공모전 포스터에 개인정보동의서를 비롯한 서류는 업무행정시스템으로 보내고, 작품은 인편이나 우편 접수라는 문구가 있었다. 그러니 학교 측은 서류만을 업무행정시스템으로 보내야 한다는 여 선생님이었다. 이건 또 무슨 말!, 만약 도교육청 장학사 입장에서 글과 산문이 우편이나 인편으로 접수받길 원할까. 바로 그 자리에서 담당 장학사에게 전화를 했다. 역시 내 생각대로 글과 산문은 업무행정시스템으로 보내면 된다고 했다. 장학사 역시 그런 부분까지 세밀하게 표현하지 못한 부분은 있지만, 서류가 행정시스템으로 가는 것을 시나 산문을 쓴 문서가 전자 접수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업무행정시스템이 파일로 접수하게 되면 누락되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를 오히려 선호할 거라고 생각한다.
여선생님은 담당교사가 처리해야 한다고 만류했지만, 연구부장 선생님께서 자신의 일이 아니지만 접수를 완료시켜 주셨다. 사실 여선생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어머니 왜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을 안 보고, 다른 학교 홈페이지 공지를 보고 계십니까' 하는 질문이었다. 이 학교는 공모전 포스터 한 장을 올려놓은 게 전부인데, 다른 학교는 첨부서류와 접수 방법을 상세하게 제시하여 공지했으니 다른 학교 홈페이지를 참고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이 점이 정말 중요하지 않은가
이 부분에 일하기 싫은 사람과 일을 하는 사람의 뚜렷하게 구분된다.
이번일은 이렇게 끝났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다. 올해에는 제 4기 전북학생의원 모집 공문은 아예 공지하지도 않았다. 이미 추첨자 기간은 지나갔다. 학생 누군가의 기회와 경험을 빼앗고 권리를 침해했다니! 아니면 추천형 전형 마감날짜인 3일 전에 공지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리고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애게 이미 마감되었으니 내년에 해보라고 할 것인가.
과거 이 학교의 공지를 더 살펴보자. 교육정책 모니터링단 모집 공고, 재 3기 전북학생의회 구성 안내 공문이 가장 생각났다. 여기에는 많은 일들로 얼룩져 있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으로 아이 챙기기 바쁜 학부모에게 안내 내용이 부족하도록 하였으며 달랑 한 장이 신청서를 받기 위해서 학교로 오도록 했다. 아니 학부모 메일로 보내주면, 학부모가 작성하여 담당교사에게 전송하면 될 일을 학부모를 학교에 방문하여야만 신청가능하게 한 점은 남다른 의도가 있다. 굳이 더 이상 입 아프게 말하지 않아도 이 정도 되면 알 것이다.
결국 한 사람의 발걸음이 공지서비스를 개선시키는 수확을 얻었다. 그 후기가 블로그에 소개하였다 그 때 글을 캡쳐하였다.
https://m.blog.naver.com/iksan-youth/223727645792 읽으면 상황 파악되는데 도움 된다.
사람들의 행동에 따라 변하는 학교 공지의 세계
다음은 제3기 전북학생의회 학생의원 구성 공문도 홈페이지에 이 사진 파일 한 장이 전부였다. 또한 신청기간이 12월 4일에서 18일인데 공지된 날짜는 12월 9일이다. k-에듀파인 제출방식을 보고도 학생에게 접수하라고 집에 보냈고, 그로 인해 접수 차질이 벌어졌다. 결국 다음날 아침 일찍 도교육청과 의논한 끝에, 아침에 접수를 완료시켰다. 이로 인해서 12.3 계엄 선포에 충격을 받고 시민들의 참여정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깨달은 학생이 전북학생의원에 지원하고자 노력했지만, 학교 측의 공고와 업무행정시스템 이해 부족으로 접수에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것 역시 학교 측의 의도가 강하게 깔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타학교 교사들의 도움과 응원 덕분에 접수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지원자인 학생은 어마어마하게 학교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시달림을 받아야 했고, 몸이 아파 눕는 일이 벌어졌다.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다음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블로그와 브런치에 소개한 글이다. 다음 글을 읽어보면 전후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https://brunch.co.kr/@heeanne7942/11
https://brunch.co.kr/@heeanne794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