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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희빈작가 Sep 22. 2022

말투가 행복을 만든다

언제부터인가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에게도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하게 두기로 결정했으며, 온 가족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거기에 경제적 자유까지 원하고 있으니 나의 꿈은 행복한 부자이다. 


‘경제적 자유를 얻어 부자가 된다면 나는 행복해질까?’


그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까를 고민해보았다. 

가족의 행복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남편의 말을 듣고 엄마와 딸에게는 말을 조금 덜하는 것과 동시에 예쁜 말투로 바꾸어서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말투가 이상하다고 생각이 되어 

말투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었다. 


하다 보니 정말 모든 관계가 회복되고 사이가 좋아졌다. 

관계가 회복되니 행복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 같았다.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조잘조잘 얘기하고, 친정엄마와도 오랜 시간 대화가 가능하고, 엄마의 어렸을 때 얘기나 현재 엄마의 생각들까지도 대화가 가능해졌다. 

일상만 얘기한다거나 그것도 매일 짜증 나는 말투를 쓴 것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파랑새는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행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예전의 말투들이 문득문득 튀어나올 때가 있다. 

그래도 괜찮다.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아. 이거 옛날 말투네. 아.. 이거 이상한 말투네.’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게 되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스마트폰으로 이모티콘 작가 되기> 책을 낸 이후에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처음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동네 언니, 동생들을 모시고 줌으로 [사진으로 이모티콘 만들기] 무료 강의를 먼저 했었다. 

강의 모니터링을 위해서 강의를 녹화해 두었고, 강의 다음날 나의 강의를 다시 들어보았다. 

평소에 엄마한테 하는 말투만 이상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강의 중 문득문득 나오는 말투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정말 내 말투가 이런가?’ 하고 생각했다. 


강의 중 동네 언니가 “폰에 문제가 있나 봐요. 잘 안 되는데요?”라고 질문을 했다. 

거기에 내가 “어? 왜 안되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게 왜 안될까요?” 이렇게 대응을 하고 있었다. 

분명 나도 당황해서 한 소리이기는 한데 강사로서 전문가 답지 못한 무책임한 것을 떠나 나의 말투가 너무 이상했다. 


“어? 그게 왜 그러지?” 이 말투와 억양이 내가 듣기에도 별로 였다. 

그날 이후로는 다른 강의에서는 나는 말투에 대해서 더욱 신경을 썼다. 

말투는 몸에 배어 있는 거라 고치려고 애를 써도 예전에 말투들이 이렇게 튀어나올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자책하지 않고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감사하며 다음에 또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 다짐하는 것으로도 나는 어제보다 나아지고 있다. 

훨씬 좋아졌다. 

혼자 나에게 칭찬을 해준다. 

실수했다 못했다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 터트리고, 솔직하고 변화하고 고치는 편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것도 내가 말투를 바꾸면서 나타난 변화이다. 

어려서부터 남들을 많이 의식하는 나는 솔직하지 못했고, 변화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남을 많이 의식하기에 뭐든 잘해야 하고, 모르는 거 티 내면 안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 안에 작은 변화들이 생긴 것이다. 

이렇게 하나씩 바뀌고 있는 나의 모습이 신기하다.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남편 회사 동료분의 딸이 고은이와 나이가 같아서 자주 만나고 저녁도 먹고 했었다. 

무슨 날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데, 어른들이 모두 쉬는 날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같이 만나자고 했었는데 아이들은 학원을 가야 하는 날이었다. 

그 친구도 고은이를 만난다고 학원을 안 가고 나와서 우리 고은이도 피아노 학원을 빼먹고 만났었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조금 놀다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에게 씻으라고 해 놓고 청소기를 한번 돌리고 있던 중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아이는 

“엄마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뭐가?” 

“학원도 빼먹고 친구 만나고 온 거 말이야”

“괜찮지. 엄마랑 아빠랑 같이 간 거고, 엄마가 학원 빼먹어도 된다고 하고 데리고 간 거니까. 엄마가 선생님께도 잘 말씀드려서 괜찮은 거야” 

“근데 나는 죄책감이 느껴져” 

“아니 죄책감을 왜 느껴. 안 그래도 되” 

“엄마랑은 말이 안돼. 내가 죄책감이 느껴지니까 그렇다고 하는 거지. 왜 느끼냐고 물어보면 어떡해. 몰라. 엄마랑 말 안 해” 


아. 그랬구나. 그런 죄책감이 들었구나 했으면 되었을 것을. 

마음이 그렇다는 애한테 그걸 왜 느끼냐니 나는 정말 말 주변이 없는 사람이었다. 


이제는 최선을 다해 아이에게 공감을 해주며, 아이가 원하는 언어를 쓰려고 노력하며 대하고 있다. 


사람의 행복은 관계에서 나온다. 

남편과 자녀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데 행복할 수 있을까? 

나의 부모와 관계가 좋지 않은데 행복할 수 있을까? 

나의 말투를 알아차리고 말투에 대해서 공부하면서부터 제일 관계가 힘들었던 친정엄마와의 관계가 개선되었다. 

친정엄마의 말투를 제대로 들으면서 나도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나의 언어로 때로는 상대방이 원하는 언어를 써 가면서 해결하고 있었다. 

대화가 잘 되니 점점 행복해졌다. 

만나면 싸우기만 했던 엄마와의 관계가 점점 좋아지니 뭐든 다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날 때마다 다툼을 하고 안 좋으니 엄마를 만나러 가는 일이 부담스러울 때도 많이 있었는데 이제 그렇지 않게 되었다.      

남편과 아이와의 관계도 좋아졌다. 

가족관계에서도 서로 존중해주며 말을 해야 한다. 

그동안 나는 너무 나의 언어로만 내가 엄마한테 받았던 그런 말투와 억양을 사용해서 대화했었다. 그러니 가족들과 일상에 필요한 대화들만 할 뿐 깊은 대화를 하지는 못했었다.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도 않고, 남편이나 아이가 회사나 학교에서 있었던 얘기를 하면 공감도 못하고 그래서?라고 대구 하는 나에게 무슨 말을 하는 것이 재미없었을 것이다. 

요즘은 남편도 회사에서 있었던 얘기를 잘해주고, 아이도 학교에서 있었던 얘기를 잘해준다. 


가끔은 아이가 엄마 내 말 듣고 있어? 왜 반응이 그래?라고 할 때도 있지만 이전보다 훨씬 깊은 대화들을 하고 있다. 

내가 아이의 말을 듣고 반응하지 않았던 것들은 사실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어서 그렇다. 이전에 툭툭 나오는 나의 말들에서 아이가 상처를 많이 받았던 터라 아이를 위해서 내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매일 하고 있다. 

아이와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나는 받아 본 적이 없는 거라 힘든 일이었다. 

툭툭 튀어나오는 나의 말들은 아이의 감정은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내 생각들이 많았다.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내 마음대로 말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잘은 못하지만 의식하며 바꿔가니 조금씩 조금씩 변화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늘도 나는 나의 이상한 말투들이 튀어나올 때면 아 이상한 말투구나 알아차림으로 말투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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