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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희빈작가 Aug 14. 2022

말투를 바꿨더니 인생이 행복해졌다.

친정 엄마로부터 딸로, 3대로 이어지는 말투의 대물림 끊어내기 프로젝트


말투의 대물림을 끊어라     


나도 모르게 짜증 나는 말투의 대물림     


유독 엄마한테만 말투가 이상했다. 


엄마가 무슨 말만 하면 짜증 나는 말투가 배어있다.     


“고은이가 이 과자 좋아하길래 좀 더 사 왔다” 


“아니, 과자가 뭐가 좋다고. 왜 이렇게 많이 사 왔어? 


이렇게 많이 있으면 잘 안 먹어. 다음부터는 하나만 사”      


“엄마가 요즘 다리가 좀 아프다.”


“병원엘 좀 가. 돈이 없어? 차가 없어? 나한테 병원에 가자고 하던가. 


집 앞에 병원 다 있는데 정형외과 가서 물리치료도 좀 받고 하라고...”     

 

“OO권사님네는 강릉 딸네 집에 갔다더라”


“그래서? 엄마도 강릉 가고 싶어? 


어디 놀러 가고 싶으면 놀러 가자고 말을 해”      


엄마는 그냥 하신 말씀인데 나는 무슨 말을 들어도 짜증 나는 말투로 대꾸하고 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딸에게 하는 말투도 그렇다는 것을 깨달았다. 


딸도 나에게 하는 말투가 마치 나를 닮았고, 엄마를 닮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진짜~” 


“너! 아.. 진짜.. 이 말 쓰지 마. 한 번만 더 써봐”


“엄마가 더 많이 하거든? 다 엄마 닮은 거거든?”      


“아니, 좀.. 그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엄마한테 말 똑바로 해” 


“엄마랑 말 안 해”     


아이가 쓰는 모든 말이 다 내 말투이다. 


그리고 아이도 이미 알고 있다. 


‘다 엄마 닮은 거거든?’      



짜증 나는 말투의 뿌리를 뽑아라     



아버지가 군인이셨다. 형제 없이 혼자 컸지만 아주 예의 바르게 자랐다. 


학교에서는 선생님 말씀을 너무 잘 듣는 모범생이었고, 학교, 집, 교회만 다녔다. 


그 흔한 일탈도 없었다. 


아주 착한 아이였다. 


아니 착한 아이여야만 했다. 


내가 엄마한테 하는 말투가 이상한지 알지도 못한 채 그리 살았다. 



가끔 엄마와 다툼이 있었지만 금방 풀렸고, 엄마한테도 나는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딸이었다. 


남편을 만나면서 나의 말투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 엄마한테 하는 말투 되게 이상해. 왜 그렇게 말을 해? ” 


“내가 뭘. 원래 딸들은 다 이렇게 말해. 자기는 여자 형제가 없어서 몰라서 그래”      



몇 번이나 이상하다고 알려주었지만, 나는 괜한 소리 하지 말라며 원래 이런 거라고 일축했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생겼다. 


아이가 크면서 나와 똑같은 말투를 쓰고 있었다. 


내가 듣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10년 동안이나 남편이 나에게 너 말투 이상하다고 했던 것을 원래 그런 거라며 허투루 듣고 있다가 내가 당해보니 알게 되었다. 



‘아, 아이가 지금 나한테 쓰고 있는 저 말투가 내 말투구나. 


저게 내가 엄마한테 했던 말투구나’ 깨달았다. 


그제야 나는 말투를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늦었지만 천천히 해보기로 했다.      



말투 때문에 도미노처럼 모든 관계가 무너지다    



대외적으로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나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했다. 


나의 짜증 나는 말투는 오직 내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가족에게만 나왔었다. 


그러나 회사에서 관계가 안 좋은 한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 뒤돌아보니 그 사람에게 내 말투가 별로였다. 


가정에서의 말투는 회사에서도 똑같았다.      


“아니, 상무님 그게 아니라 이게 맞습니다. 이렇게 하셔야 합니다”     

 

이분과의 관계는 말투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미 오래전 관계 속에서의 문제가 있었다. 


상사이기 때문에 내가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하기도 했고, 별다른 변화가 없어 관계 회복을 위한 기도를 열심히 하기도 했다. 


기도의 힘을 빌어 나는 최선을 다해 말을 줄이고, 그분의 말을 들으며 생활을 했다.    


  

“나 요즘은 그분과 괜찮은 거 같지 않아?”


“아니, 너 말투 엄청 이상해”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말을 줄이고 말을 꺼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에게 하는 나의 말투는 여전히 이상했다.      



말투만 바꿔도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     



워킹맘으로서의 삶은 정말 너무너무 힘들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누가 “요즘 힘들지?”라고만 물어봐도 눈물이 핑 돌 것 같았다. 


일, 살림, 육아 다 잘하고 싶은데 그중 어느 하나도 잘하는 게 없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졌다. 


재택근무를 하다가 회사를 그만두었다. 


대학 졸업 후 20년의 직장생활, 10년 워킹맘 생활의 막을 내렸다. 


집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비상이다. 


나는 아이와 대화가 잘 안 되는데 하루 종일 같이 있으려니 너무 힘들었다. 


대책이 필요하다. 


아이와 잘 말하는 법에 대해서 공부했다. 


도서관 있는 말에 관련된 책들을 다 읽었다. 


그리고 적용했다.      



이제, 

친정엄마와 대화가 된다. 


남편과 관계가 좋다.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했더라면 분명 회사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을 것이다.   


  

건드리면 눈물이 날 것 같은, 평범해야 하는 우리의 일상이 너무 힘든 엄마들을 위해 이 글을 쓰려한다. 


말투만 바꿔도 친정엄마와 관계를 회복하고, 남편과 사이가 좋아지고, 아이와 대화가 잘 되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워킹맘이 될 수 있다. 


일이 쉬워지고, 살림이 쉬워지고, 육아가 쉬워질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엄마들이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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