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보고파서 나는 어쩌나

by 다이앤

’네가 보고파서 나는 어쩌나‘ 이 가사가 오늘 하루 종일 맴돌았다. 다른 글을 쓰다 문득 떠올라 이 주 전쯤 운전하며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를 여러번 들었는데 아직도 여운에 잠겨 있나 보다.


1979년에 발표된 이래로 이 곡을 다른 가수들도 여럿 리메이크를 했었는데 아무리 들어도 나는 여진이 해석한 이 원곡의 분위기가 너무나 좋다. 원곡만큼이나 사랑을 받은 ’노영심‘의 곡도 담백하고 아련한 맛이 좋지만, 여진 목소리가 자아내는 특유의 덤덤한 느낌이 잔향이 짙다.


다른 가수들의 ‘네가 보고파서 나는 어쩌나’가 마치 실연의 아픔 같다면, 여진의 감성은, (가사는 실연에 대한 것 같아 보일지라도) 다시는 볼 수 없는, 가슴에 묻은 이에 대한 그리움 같다. 감정 표현이 절제된 이의 묵직함 같은 게 느껴져서 그럴까? 옛 세대의 어른스러움 같기도 한 이 감성이 반듯하고 진실된 여진의 음성으로 고스란히 표현된다.


여진의 자작곡인 이 곡은 제목부터도 그렇지만, 참 간결하면서도 시적이다. 화려한 말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데 ‘네가 보고파서 나는 어쩌나’라는 그가 직접 쓴 이 가사는 속절없이 사람 마음을 흔들기도 하고 위로하기도 한다.


다른 얘기지만 요즘에는 젊은층은 물론 중년층까지도 모음 ‘ㅐ’와 ‘ㅔ’ 구분을 잘 하지 않는다. 특히 젊은 가수들이 2인칭 주어로 ’네‘로 쓰인 가사를 이를 ’니‘라고 읽는 게 조금 마음이 아플 때가 있는데, ’네‘를 정확히 [네]로 발음하는 이 곡을 들으니, 잃었던 무언가가 회복된 기분이다.


여진은 이 곡으로 큰 사랑을 받은 후에는 음악 교사로 교단에서 꿈을 펼쳤다고 한다 유튜브를 보면, 그가 얼마나 훌륭한 교사였는지 그의 제자들이 댓글창을 채우고 있는데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반듯하고 정감 많은 이가 만들어낸 진실한 곡이 세월이 흘러 지금도 여전히 반짝인다.



여진 ‘그리움만 쌓이네’ 듣기

https://youtu.be/u8DHtpKFr4w?si=g_O4uxgaaJNTX7X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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