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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다람 May 02. 2024

내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오후 6시 45분, 석양이 무렵. 그냥 조금 지친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핑크빛 해가 우체국 건물을 살짝 비추었고, 위에 피어 있는 뭉게구름이 참 예뻤다. 근처에 있는 낮은 아파트의 파란 창문들도 눈에 들어왔다. 그런 풍경들을 보며 조금은 긴 산책을 했고, 걷는 내내 좋아하는 음악도 들었다. 음악을 듣는 사이사이, 퇴근길을 재촉하는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 소리도 들려왔다.


그때, 이어폰 속에서는 이소라의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그 노래를 듣기 시작하면서부터 왜인지 모르게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금세 눈가가 촉촉해지고 충혈되는 게 느껴졌고, 점점 코를 훌쩍거렸다.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똑같은 감정이었다.


내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보이지 않는 길을 걸으려 한다고
괜한 헛수고라 생각하진 말아요

내 마음이 헛된 희망이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정상이 없는 산을 오르려 한다고
나의 무모함을 비웃지는 말아요

그대 두 손을 놓쳐서 난 길을 잃었죠
허나 멈출 수가 없어요
이게 내 사랑인걸요


가사를 곱씹어 보니,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노래를 들으며 생각한 '내 사랑'이 향하는 것은 '사람'이기도 하지만, '꿈'이기도 해서 그랬던 것 같다.


현재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그 과정은 언제나 불안함으로 가득 차 있기에, 뜬금없이 듣게 된 이 노래가 참 좋은 위로가 되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들었던 '처음 느낌 이대로' 또한 사랑 노래이지만, 그 안에 꿈을 좇는 사람의 불안한 마음이 담긴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었는데. 가수 이소라 님도 때로는 자신의 꿈에 대한 생각을 하며 이런 노래들을 부르지 않았을까 예상해본다.


아무튼, 요즘 너무나 큰 위로와 감성을 더해주는 이소라 님께 그저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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