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도 구루메 초밥편 첫 번째 < 사까에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 사까에

by 따뜻하게 박희도

나는 예전부터 초밥을 좋아했다. 언제가 시작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가끔 10개 들은 계란초밥을 사주셨다. 와사비가 들어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고급 계란말이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밥(샤리)의 맛과 계란의 조화로움이 너무 좋았다. 그러다가 점점 먹는 초밥의 개수가 늘어났고, 어느새 초밥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 줄곧 많은 스시야들을 다녔지만 한 번 다녀오면 그 소중한 기억이 쉽게 잊혔다. 그래서 초밥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의 방문 기록을 공유하고자 한다.




박희도 구르메 초밥편의 첫 번째는 해운대에 위치한 '사까에'다. 해운대 바닷가 바로 앞에 있는 파라다이스 호텔의 본관 3층에 위치해 있다. 부산에서 역사 있는 풍경이 아주 멋진 호텔이다. 그래서인지, 사까에는 런치 오마카세도 12만 원이란 높은 가격을 보여준다. 하지만 결코 아깝지 않은 돈이다.


주중 런치 오마카세(주말 공휴일 제외) : 12만 원

스시 오마카세 : 17만 원

특선 오마카세 : 19만 원


나는 이 날 런치 '오마카세'를 주문했다. 요즘은 오마카세가 대중화되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오마카세는 그리 흔하지 않았다. 오마카세는 '맡기다'는 뜻으로, 오늘 최고의 재료와 조합을 알고있는 주방장에게 나의 한 끼를 맡기는 것이다. 주방장에 대한 손님의 신뢰로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마카세는 소통이 중요하다. 일반 음식점처럼 획일화된 방법으로 빨리빨리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천천히 손님과 주방장이 소통을 하며, 각각 개인에게 맡는 조화로운 과정이다. 그렇기에 더욱 매력이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스시야에는 카운터석(다찌라고 흔히 얘기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는 사실 틀린 표현이다)과 테이블석이 있다.


카운터석 : 주방장 앞에 놓인 긴 식탁에 앉아 직접 한 점 한 점 소통하며 식사하는 좌석(소통 가능)

테이블석 : 일반 음식점처럼 테이블에 앉아 한 번에 주방장의 추천 오마카세를 먹는 것(소통 불가)


하지만 이 카운터석은 미리 예약해야하고, 한 명의 주방장이 모두에게 초밥을 쥐어줄 수는 없기에 자신이 원하는 주방장 앞에 앉으려면 그것 또한 예약할 때 별도로 요청해야 한다. 인기 있는 주방장의 경우 더 오래 순번을 기다려야 한다.


나는 카운터석에서 먹는 것을 선호한다. 예약하는데 더 오래 기다려야 하더라도 무조건 카운터석이다. 테이블석에 앉으면 오마카세를 먹는 의미가 사실 없다고 본다.

사까에에서 처음으로 나온 것은 차왕무시(일본식 계란찜)였다. 위에는 새우를 튀긴 것이 올라가 있다. 보통의 차왕무시에는 그냥 새우가 위에 올려져 있거나 계란 속에 들어가 있는데, 사까에는 새우가 튀겨져 올라가 있다. 이것이 식사 전 입에 앞으로 맛의 향연이 시작될 것을 알린다. 푸딩 같은 계란 안에는 버섯과 은행 등의 각종 재료가 들어가 있어 질리지 않게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 완벽했다.

그다음으로 전복 술찜이 나왔다. 전복 술찜 또한 기가 막힌 맛이었다. 특히 게우소스(전복내장소스)에 농축된 감칠맛은 감탄을 입 밖으로 낼 수밖에 었다. (아쉽게도 사진이 흔들려 첨부하지 않았다)

사까에의 초밥 순서는 '정석'이었다. 보통 흰살생선으로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사까에는 각 초밥 별로 어울리는 재료를 함께 올려준다. 첫 초밥으로 광어가 나왔는데, 위에는 폰즈소스다. 광어의 고소한 맛과 숨어있는 단 맛을 끌어올려준다.

초밥을 쥐어주는 주방장의 손이다. 사람들의 입에 감동을 주는 아주 귀한 손이다.

두 번째 초밥은 참돔 뱃살에 파를 곁들인 것이다. 보통 참돔의 경우 껍질이 거칠어 그 부분을 살짝 그을려 초밥을 만들지만, 이곳은 균형 있게 난도질(?)이 되어 오독오독하게 참돔 뱃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부분을 파가 바로 잡아준다.

난 이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세 번째로 나온 약간 구운 가리비 관자에 성게를 올리고 소금을 위에 살짝 뿌렸다. 겉이 교묘하게 바삭한 가리비를 씹으면 안에 보들보들 부드러운 가리비 관자가 입에 퍼진다. 그때 위에 있던 성게가 함께 섞인다. 그것에 소금이 정점을 찍으며 입에서는 한 바탕의 축제가 일어난다. 절로 박수가 나오는 맛이다.

그다음 네 번째로 간장에 절인 제철인 잿방어가 나왔다. 잿방어는 방어와는 살짝 다르다. 방어는 겨울이 제철이지만, 잿방어는 여름이 제철로 살이 더 탄탄하다. 그래서 숙성을 해주어야 하는데 이곳은 하루 정도 숙성을 하였다고 한다. 잿방어를 흔히 먹을 일이 없지만 사까에의 잿방어를 한 입 씹으면 바로 느낄 수 있다. 완벽히 숙성했구나.

다섯 번째로 나온 것은 한치다. 사실 한치만 먹어도 맛있지만 다소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것을 사까에에서는 유자껍질과 소금으로 80프로였던 맛을 200프로까지 끌어올린다. 한치의 단 맛만 느끼는 초밥을 먹어 부정적이었던 사람들도 사까에의 한치를 먹으면 그 생각이 180도 달라질 것이다.

한치 이후에 생선구이가 나왔다. 흰 살 생산을 먹다가 이제 기름진 생선이 나온다는 것을 이 기름진 생선 구이가 말해주는 듯했다.

역시나! 여섯 번째로 궁극. 참치 대뱃살이 나왔다. 참치 대뱃살이 비싸지만, 사실 난 개인적으로 아까미(혼마구로 적신)를 더 좋아한다. 참치 대뱃살은 아주 느끼한 부분이기 때문에 와사비를 많이 올려먹는데, 만약 대 뱃살 기름의 고소함과 감칠맛을 극한으로 느끼고 싶다면 소금을 위에 뿌려 먹으면 된다. 사까에 대뱃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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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가볍게 입가심을 할 수 있게 재첩 조개국을 준다. 초밥을 먹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심심하고 깊은 맛이었다. 깔끔한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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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는 청어다. 청어는 과메기 만들 때 사용되는 생선인데, 이 청어에서는 아주 맛 좋은 과메기의 향이 났다. 쫀득하고 고소한 식감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과메기로만 먹던 청어가 잘 숙성되어 샤리와 잘 어울리니 색달랐다.

일곱 번 째로 도하새우(독도새우 중 한 부류로 단새우와 비슷한 맛이 난다)가 나왔다. 단새우 치고 농후하고 짙은 단 맛에 무슨 새우냐고 물어보니 도하새우였다. 달달하고 쫀쫀한 살이 일품이다.

여덟 번째는 마끼를 준다. 우니(성게알)과 이꾸라(연어알)를 넣었다. 우니만 넣어도 충분히 마끼는 맛있어질 수 있다. 하지만 톡톡 터지며 우니의 부족한 부분을 이꾸라가 증폭시킨다. 김이 약간 질겨 마지막에 따로 놀았지만, 아주 훌륭한 마끼였다.

다음으로 튀김이 나왔다. 시소(일본 깻잎)와 같이 튀긴 새우 2마리와 가지 튀김이었다. 애초부터 새우가 너무 맛있는 새우다. 난 채소의 맛을 잘 몰라 그 가지가 그 가지다. 하지만 새우는 시소의 향과 더불어 느껴지는 그 맛이 아주 좋았다. 함께 나오는 라임과 백년초 소금과 함께 먹으면 더욱 새우의 맛을 깊이 느낄 수 있다.

아홉 번째 스시. 제주산 금태였다. 사실 생각 못했는데 갑자기 금태가 나와 반갑고 기대됐다. 금태를 살짝 아부리 한 것인데, 다른 흰 살 생선보다 입에 오래 남는다. 특유의 식감이 좋고 기름진 그 맛이 달짝지근하였다.

마지막 열 번째 초밥. 아나고(붕장어)였다. 완벽한 소스와 완벽한 굽기였다. 붕장어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당연코 스시야 오마카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초밥이다. 스샤아마다 이 붕장어 초밥의 맛이 가지각색이고 굽기, 소스 등으로 식당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그저 하나의 붕장어가 아니다.

초밥의 끝을 알리는 교꾸(일본식 달걀말이, 사실 달걀말이는 아니다). 내가 먹어 본 교꾸 중 가장 훌륭했다. 사진으로 봐도 알겠지만 기포가 크게 생긴 부분 없이 틈이 밀집되어 있고, 잘 구워진 카스텔라처럼 생겼다. 맛은 마치 달콤한 스펀지를 먹는 듯하다. 설탕물에 절였지만 그 형태가 변하지 않는 카스텔라 같았다.

식사로 우동과 모밀을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우동을 선택했다. 쫄깃한 면에 담백한 맛이었다.


마지막으로 후식을 선택해 먹을 수 있다. 과일과 아이스크림이 있다.

사카에 테이블석의 모습이다. 오마카세를 먹는 것이 아니라면 카운터석이 아니라 테이블석에 앉는 것이 차라리 더 좋을 수도 있다. (아마도 오마카세가 아니라면 카운터석에 앉지 못할 것이다.) 사까에는 요즘 생기는 일식당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호텔 내에 위치한 식당인 만큼 고급스럽고 깔끔한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직원들과 넓은 식탁은 일식을 즐기기 충분하다.




처음이라 더 자세히 쓸려했다. 또한 내용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글을 쓰며 보완하여 더 완벽한 입문자를 위한 스시야 가이드를 만들려 한다(나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함께 공유하는 분위기로 가려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여 매주 하나씩 글을 업로드할 예정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하며, 경험과 지식도 함께 공유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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