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게를 견뎌라
미루어온 대답을 해야겠다.
사실 두렵다.
매일이 엉망진창.
내가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을까.
날 선 곳에서 칼춤을 이어받을 수 있을까.
전쟁은 창과 방패로 한다는데,
빗방울에도 젖는 갑옷은 어찌할까.
당차게 내지른 고함은 날 향한 꾸짖음.
천장은 낮고 머리맡은 서늘하다.
이불에 삐져나온 실 한 올이 퍽 튼실하나,
그 길이가 짧다.
잠 아니면 꿈, 둘 중 하나는 가져야지.
태양보다 달이 친숙하고,
별 볼 일 없는 일상이 매 순간 낯선 요즘.
두렵다.
말은 내뱉을 때 그 무게가 더해진다고 했나.
베개는 마르지 않고 밤은 어김없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