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연애> - 양아치들을 통해 배우다.
일본 넷플릭스 연애 프로그램 불량연애가 10화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평소 일본 예능을 많이 접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시청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불량연애는 10명의 남녀 '양아치'들이 나와서 사랑을 찾는 연애 프로그램이다. 일본 예능답게 꽤 만화적이다. 출연자들은 학교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문제를 일으킨 출연자들은 퇴학당한다. 실제로 남자 출연자 한 명은 중도 퇴소를 당하기도 한다. 마지막화는 졸업식을 빙자한 고백식이 열리고,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한다.
한국 연애 예능과 다른 다양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빈곤가정이나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어린이 식당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서로 대화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본다. 공중전화 앞에서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사람 간의 대화와 관계를 통해 스스로 돌아보고 성장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꽤나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출연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회피하지 않는다. 거칠게 살아온 만큼 솔직하다. 상대가 맘에 들지 않으면 그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싸운다. 하지만 싸움이 끝나면 누구보다 빠르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
사랑 앞에서는 어떨까? 모든 출연자들이 인상 깊었지만 아래 세 명의 관계가 가장 인상 깊었다.
- 스포 있음 -
'베이비'는 어렸을 때부터 가족에게 상처를 받은 인물이다. 앞에서는 밝게 웃지만 꽤 방어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밀크', '니세이', '츠짱' 등 대부분의 남성 출연자들이 그녀를 좋아하지만 베이비는 어떤 사람에게 마음이 향하고 있는지 쉽게 읽히지 않는다. '밀크'는 '베이비'에게 첫날부터 호감을 가진다. 식기를 핑계 삼아 데이트를 즐기기도 하고 사우나를 통해 둘은 매우 가까워졌다. 하지만 '베이비'는 '밀크'만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불안함과 서운함이 쌓인 '밀크'는 결국 "상대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좋아하는 마음을 회피하기 위하여 상대의 부정적인 모습을 애써 찾는다.
'츠짱'은 달랐다. 출연자 모두가 '밀크'와 '베이비'가 잘되어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이후 나눈 '츠짱'과 '베이비'의 대화가 참 좋았다. '베이비'는 사랑은 영원하지 않으며 누군가를 만나면서 상처받는 게 무섭다고 말한다. '츠짱'은 사귀어봐야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 수 있다고 답해준다.
마지막 고백식에서 '츠짱'은 담담하게 '베이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밀크'도 뒤늦게나마 '베이비'에게 고백했지만 '베이비'는 '츠짱'을 택한다.
'츠짱'과 '베이비'의 대화는 단순한 조언을 넘어,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주저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상처가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상처받더라도 겪어보는 것이 낫다.
가장 거칠어 보이는 양아치들을 통해서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배우게 되었다. 회피는 나를 보호해 주는 것 같지만 동시에 나를 성장시키지 않는다. 사랑도 인생도 부딪혀봐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