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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진진
Oct 21. 2020
12. 바뀔 수 없는 것도 바뀔 수 있어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리뷰
출처: 네이버 영화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89141)
며칠 전,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이종필 감독을 처음 보았습니다.
시나리오 쓰는 법을 쉬운 말로 설명해주시는 점이 무척 친근했어요.
덕분에 영화에 더욱 깊이 의지해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특정한 시대를 떠나서, 우리는 지금 마주한 현실에 대해 실망과 슬픔을 표현합니다.
어렸을 때는 현실이 몹시 추운 겨울처럼 냉혹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어가며, 현실을 조금씩 이해하고 나쁜 사람들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아주 못살 곳은 아니구나'하는 희망도 품게 되는 듯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꾸고 싶은 것들이 많은 세상이라
저처럼 작고 작은 개인은 영웅도 악당도 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며 서둘러 잠이 들어요.
나는 돈을 벌고 월세를 내고 주말에 친구를 만나느라 바쁘지만
그래도 영화 속 사람들은 아직 그러지 않았으면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기도 합니다.
자영과 유나, 보람이라는 주인공들을 보며 가장 느꼈던 마음 역시
'너희는 다를 거야, 할 수 있어'하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89141)
이들은 삼진그룹
회사 동료면서 고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1990년대의
직장은
임신하면 회사에서 나가야 하고,
고졸은 이름도 직급도 없이 '아가씨', '여자애'로 불려야만 하는
곳이었습니다.
상사는 금붕어를 변기에 흘려보내며 그것을 '운명'이라고 말하지만,
자영은 어딘가 불편한 기분을 내려놓을 수가 없
어요
.
그리고 이들은 글로벌화라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토익 공부를 시작하기로 합니다.
토익
600
점만 넘으면 자신들도 대리로 승진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으면서요.
모든 사회초년생이 자신의 미래는 조금은 다르고 조금은 아름다울 거라고 믿으면서 직장에 나갑니다.
비록 그 공감대가 씁쓸하고 소박하기는 해도,
이 세 사람과 지금의 우리가 다르지
않은 이유입니다.
특히 영화 중간에 기억에 남는 대사들이 있습니다.
세상이 이만하다고 한계짓지 말아.
'I won't stop.'
'나는 멈추지 않는다'가 아니라
'나는 멈추지 않을 거야'입니다.
"좋은 걸 못 찾겠으면 아무거나 해. 그럼 하나는 걸리지 않겠어?"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
"그럼 재미가 없잖아."
"
요즘에는 사람들이 자기밖에 모르는 것 같아.
사회는 점점
썩어가
고.
그래도 마냥 옛날이 좋았다, 좋았다 하는데
그건 옛날을 안 살아본 사람들이 너무 무책임하게 하는 말 아닐까?
지금 또한 누군가에겐 좋은 시절이었으면 좋겠어.
"
출처: 네이버 영화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89141)
이들은 그러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계속 넘어지고 세상에게 배신 당하지만,
함께이기 때문에 유쾌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끝까지 나아가 봅니다.
요즈음은 특히 '함께'라는 단어가 그립고 부럽습니다
.
예전에는 함께할 만큼 좋은 사람들이 없어서 내가 외롭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아보려고요.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서, 함께해줄 사람들을 모으는 것으로요.
영화 속 주인공들은 1990년대를 살아가는 고졸 출신 회사원으로 지금의 저와는 분명히 달라요.
'대리 승진'으로 상징되는 희망을 저 또한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자신도 없고요.
하지만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면, 어떤 것도 변하지 않을 거란 사실은 압니다.
그러니 그들은 나의 또 다른 기억의 한 부분이고, 행동의 작은 동기가 되어줄 거라고 믿어보려고요.
비록 붕어빵이나 떠올리며 배고파하는 평범한 가을 저녁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꼭 그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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