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31.수
올해의 마지막이다.
작년 말부터 올해가 체감 상 가장 빠르게 느껴지는 한 해였다.
전에는 그렇게 원하고 노력해도 안되더니
이렇게 갑자기 결혼을 6개월 반 만에 했다는 게 다시 생각해도 너무 신기하다.
결혼을 하고 집, 직장, 교회, 가족 구성이 한 번에 바뀌는 경험을 했다.
나는 불안과 걱정이 많은 사람인데,
홀로 자취를 시작하면서 세상의 모든 걱정을 끌어다가 했기 때문인 건지~
남편을 만나기 전, 결혼하면 막연하게 두려워했던 것들이
막상 마주하니 정말 별게 아니었다는 걸 경험해서인지~
아니면 짱든든 듬직한 남편을 만나서 바뀐 건지~
여러모로 보다 안정적이었던 한 해를 보냈다.
걱정은 좀 사라졌지만, 때로 스스로를 믿지 못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보다 더, 날 깊게 믿어주는 남편을 보면서
뭔가 울컥하기도 하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찐한 감정이 들었다.
이렇게 날 믿어주니까 더 이상 좌절하거나 멈춰있을 수가 없잖아.
누군가로부터 사랑과 지지를 받을 때마다 보이지 않는 사랑의 크기를 어렴풋이 깨닫는다.
날 향한 남편의 사랑이 이렇게 큰데
사랑 그 자체이신 분은 날 얼마나 더 사랑하시는 거야.
올해는 역대급으로 감사할 것들이 많다.
먼저 내 이상형은 사막여우상이었지만,
수염 많은 그리즐리 베어 상의 남편을 알아보게 하심에 감사하다.ㅋㅋㅋ
누가 뭐래도 나에게는 정말 최고의 남자!
또 아무런 갈등 없이 물 흐르듯 결혼으로 인도하심에 감사하다.
결혼을 내 힘으로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느낀다.ㅋㅋㅋ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만약 인도하심이 없었다면 이렇게 물 흐르듯 쉽게 결혼할 수 있었을까?
늘 결혼을 하고 싶어도 안됐었기에 결혼이 정말 어려운 거라고 느꼈다.
그러나 올해 남편이랑 결혼을 준비할 때는 누가 돕는 것처럼 일사천리로 착착착 이루어져서
'결혼'이라 했을 때, 떠올렸던 장면들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서 솔직히 많이 놀랐다.
난 막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야만 결혼에 도달할 수 있는 줄 알았짘ㅋㅋㅋㅋ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 20대 초반의 나.. 그렇게 조급해하지 않았을거다.
하지만 어리석은 나..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 경험하는 것은 정말 다르기 때문에 아마 알아도 그랬을 거다ㅋㅋㅋ
이런 바보 같은 나를 포기하지 않고 사랑으로 훈련해가심에 감사하다.
아직 결혼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고,
살아온 환경이 다른 두 사람이기에 당연히 매 순간 잘 맞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서로를 이해하며 더욱이 하나가 되기 위해 힘써볼 테다.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존재와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만으로 정말 기쁘다.
맞춰가며 단단해질 우리가 기대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