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다녀오는 길
비가 온다. 많이.
버스를 타고
리스트의 사랑의 꿈을 들으며
꿈꾸듯 밖을 본다.
비는 분명 위에서 내리는데
바닥에 부딪혀 다시 솟아오르려다
끝내 둥근원을 그리며 어딘가로 간다.
주룩주룩 비는 오고
타닥타닥 비는 다시 땅에서 솟아나고
사람들은 우산을 부여잡고 빗속을 달려가고
차는 비를 쫄딱 맞은 채 손을 흔들어대며 소리를 치고
버스는 습기로 가득 차고
시간은 기어코 찾아오고 나는
빨간 버튼을 누르고 문은
드디어 열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겨우 결심한 나는
굳은 눈을 하고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듯 우산을 촤악 하고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