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일 끝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었거든요.”
“운동을 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 뭐 하루종일 기가 빨려서 그랬나 봐요. “
“너무 긴장하면서 일하는 거 아니야?”
“돈 버는 게 다 그렇죠 뭐, 암튼 요즘은 아이들이랑 여유 있게 이야기하니 좋아요.”
“그래. 엄마가 집에 있어야 해.”
아……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그 후에 나는 말하지 않았고
입을 다물고 옅은 미소만 지었다.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고요.
나는 다만 지금 이 오랜만의 여유가 좋다는 거지
일 자체가 싫은 건 아니에요.
물론 일이 힘들지만 분명 일이 주는 유익이 있어요.
저는 일하는 엄마로 살아왔고 살아갈 것이고
사실, 그것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제가 일하는 낮 시간에 주스 한 잔 덜 챙겨줘도
우리 아이들은 바르게 잘 자랄 겁니다.
아이들이 커서 일을 하다 어려울 때
나는 분명 공감하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 거예요.)
음.
정성껏 말하지 않으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정성껏 듣지 않으면 틀리게 듣는다.
위 대화 속의 나나 상대방이나
대충 말하고 대충 들어서
말이 산으로 간 것이다.
말만 산으로 간 게 아니라 까딱하면
일하는 엄마와 일 안 하는 엄마가
웃으며 말로 공격하는 모양이 될 뻔했다.
그러지 않아야지.
그러기 위해 대충 말하지 않고
정성껏 말하고
정성껏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