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시 낭독을 배우고 있다.
첫 수업은 간질거림과 오글거림 딱 그 정도였다.
겨우. 한 시간 이십 분 수업을 하고 후다닥 강의실에서 나와버렸다.
오늘은 두 번째 수업
한용운 시인의 ‘사랑하는 까닭’을 낭독한다.
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화자가 어떤 심정으로 쓴 건지 와닿지가 않는다는 나의 말에
선생님은 교과서 외우듯 시를 느끼려고 하면 재미가 없다며, 그냥 구절 자체를 받아들여보라고 하셨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됐지만 단어와 문장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투박하게만 표현한 나의 낭독에
선생님이 선을 다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도와주셨다.
딱딱하기만 한 내가 조금씩 시에 다가가는 것 같았다.
선생님께서 “다음 주에는 이 스케치에 명암을 넣어봅시다. ”라고 하시기에 다음 수업이 기대가 된다.
시를 읽고 외우고 소리를 내면서
나는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 같다.
사회적인 내 모습이 아니라
나의 안에 꽁꽁 몸을 감추고 있는 “감정”이라는 아이를
내 얼굴에, 내 목소리에 드러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