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고 젊었던 이십 대에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너무 멀리 있고 나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것이 있다는 생각.
이를테면
자전거 타기, 수영, 외국인과 유창하게 영어로 대화하기
이런 것.
이상하게도 나는 이런 게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뭘 그렇게 세상을 단정짓고 겁을 냈을까.
그러다가
자전거는 이십 중반에 친구덕에 우연히 배우게 되었고 수영은 올해 초 아들에게 물에서 뜨는 걸 배웠으며
외국인과 유창하게 말하기는 아직이다.
영어공부를 하긴 하는데 늘 고만고만하게 그 수준의 언저리만 돌고 있는 것 같다. 딱 그만큼만 공부하는 것이겠지.
또 하나.
혼자서 유럽 가보기.
사실 뭐 어디 가고 싶다도 없었던 것 같다.
막연하게 가 보기.
그래서 사실 나는 올해 스페인 갈 준비를 했다.
스페인어 기본회화도 배우고 스페인 문화도 배우고
스페인을 갈 거야!라고 하다가
어느 날 문득. 왜? 왜 스페인인데?
러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겠다……진짜 모르겠더라. 왜 스페인인지.
그래서 가만히 처음으로 돌아와서
유럽 사진을 보다가 문득 내가 유럽이 뭔지도 모르고 허영에 가고 싶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사진을 보게 되었고. 아, 내가 가고 싶었던 유럽은 이런 곳이었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서 오스트리아를 찾아보다 보니 그 옆은 밀란쿤데라와 카프카의 체코가 아닌가. 홀린 듯 프라하 인 비엔나 아웃으로 항공권을 예약하고 숙소를 알아보고 기차표를 예매했다.
그게 올해 봄이었다.
그동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다시 읽고 변신과 소송을, 프라하 이야기를, 유럽도시기행을 읽었다. 에곤실레를 사랑한다면 한 번쯤 체스키크룸로프도.
블로그 검색해 가며 각종정보도 모았다.
여행계획을 세우고 수정하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계절이 바뀌는 그 많은 날을
그 아름답다던 나라를 알기위해 애썼는데
출국을 앞둔 이 시간에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저
기꺼이 다녀오라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고마울 뿐.
엄마 비엔나소시지 먹으면 좋겠다던 아들 말에 웃음이 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