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친구 집에 놀러갔다.
밖에서 만날 때도 느꼈지만
집에서 만나니 더더욱 비교가 된다.
나만 앉아있을 새가 없고
나만 애 들고 밥 마시고
나만 애 안고 재우고
나만 커피 못 마시고.
품에서 겨우 잠든 우리 아기를 보고
친구가 친히 눕힐 자리를 안내해 주었지만
나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못 눕혀..."
내 아이 손이 닿으면
그집 장난감 다 뿌셔지고
얘기 좀 하려 하면
나만 자꾸 호출되고.
아이랑 나랑 둘이만 있으면
힘들어도 그래도 할만한데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다른 얌전한 아이들을 볼때면
밀려오는 부러움.
아이가 순하면 나도 더 잘할 수 있는데-
살림과 육아와 일까지 척척 다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더 열심히 놀아줄 수 있을 텐데-
더 행복하게 키울 수 있을 텐데-
정말 나 안징징대고 육아할 수 있을 텐데-
그놈의 비교가 문제다.
우리 애도 잠 좀 잘 잤으면,
밥 좀 잘 먹었으면,
잘 좀 놀았으면...
웃긴다.
생각해보면 뭐가 다른가?
우리 애도 공부 좀 잘했으면,
우리 애도 돈 좀 많이 벌었으면,
이거랑 뭐가 다른가?
반성반성.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는 이미 잘하고 있지만
‘있는 그대로 비교하지 않고 사랑하기’
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만 좀 징징대라, 나 자신이여.
진짜 바보같은 짓이다.
이 소중한 시기가 몇 년이나 된다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순간들.
좀 더 안아 줘야 하는 게,
좀 더 품어 줘야 하는 게,
그게 뭐 그리 대수니?
그게 그렇게 억울하니 똥멍충이야.
아이가 엄마를 선택해서 온다는 말이 미안해지는 하루다.
아가야 미안해 엄마가 나약해서.
괜히 죄 없는 너를 비교하고 질책했어.
이럴 거면 친구 집에 안 가면 되는데, 그치?
엄마가 지혜롭지 못해서 미안해.
더 잘할게.
더 강해질게.
더 현명해질게.
비교하지 말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