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3년 살기

여행기록

by 희재

발리




신들의 섬이라 불리며 이슬람교를 믿는 자카르타와 달리 힌두교를 믿는다. 길을 걷다 보면 발 밑에 작은 접시 안 예쁜 꽃과 향을 피운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신에게 기도한 흔적이다. 발리는 호화롭게 쉴 수도 있고 가성비 좋게 즐길 수도 있어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높은 건물이 없고 대부분 날씨가 좋기에 탁 트인 시야와 푸른 바다를 보면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 예쁜 장소도 많아 사진 찍기에 좋고 여러 액티비티 체험도 많다. 울루와뚜 절벽과 짐바란 시푸드가 유명하고 누사두아에는 고급 리조트가 많아 휴양하기 좋고 사누르는 작지만 걸을 수 있는 조용한 동네이며 꾸따, 짱꾸와 스미냑은 시끌벅적하고 서핑하기에 좋으며 화려한 곳이다. 우붓은 특유의 논뷰를 볼 수 있어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발리는 굉장히 넓기에 두 세 지역 정도 묶어 구경하는 게 좋다. 자카르타와 달리 발리에서는 영어가 잘 통한다. 흥정할 때는 인니어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자카르타보다는 물가가 비싸다. 수영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노을을 보면 그 순간만큼은 모든 근심걱정 따위 잊어버리고 마냥 쉴 수 있는 발리. 인도가 잘 되어있지 않고 오토바이도 많고 차도 많이 막히지만 식당이나 카페에 들어가면 그런 불편함쯤은 잊을 수 있는 도시. 발리는 한 번 가서는 매력을 잘 모를 수도 있다. 특히 발리밸리에 걸린다면 사람들이 발리를 왜 좋아하는지 더 이해가 안 갈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발리를 몇 번 가다 보면 갈 때마다 더 좋아진다. 이색적이며 웃음이 넘치고 다양한 매력이 많아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바로 옆 나라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보다 깨끗하고 영어를 쓴다. 쿠알라룸푸르는 수도답게 세련됐으며 랜드마크인 트윈 타워까지 있어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한인들이 모여사는 몽키아라에 숙소를 잡았는데 인도네시아처럼 덥지만 인도가 잘 되어 있어 쾌적했다. 조호바루에는 레고랜드가 있고 싱가포르를 건너갈 수 있지만 심심한 도시였고 코타키나발루는 석양이 굉장히 멋지지만 시골스러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도시는 페낭이었다. 미식의 도시라 소문난 그곳은 도시 같기도 휴양지 같기도 하고 특히 조지타운의 벽화거리가 인상적이었다. 국제학교를 보내며 거주하기에도 괜찮은 도시였다. 말레이시아는 음식이 맛있고 물가는 저렴하여 여행하기 좋은 나라였다.



싱가포르

같은 동남아시아지만 싱가포르는 물가부터 달랐다. 모든 게 비쌌고 가장 더웠으며 일본처럼 깨끗했다. 인공적으로 꾸며놓은 것이 많아 그런지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 돈 많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면 싱가포르를 추천하지만 재미는 별로 모르겠다.




오스트레일리아, 퍼스

퍼스는 인도네시아에서 비행기로 4시간 소요되는 가까운 도시다. 호주의 시드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는 전에 다녀온 적이 있기에 퍼스라는 곳은 어떨지 기대하며 갔었다. 에어비앤비에 지내면서 저렴한 호주산 소고기도 구워 먹고 그리웠던 호주 마트에서 먹고 싶은 것을 사다 먹어 행복했다. 퍼스는 확실히 소도시였다. 킹스파크가 가장 기억에 남는 데 사실 퍼스는 쿼카가 사는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덕에 유명해진 도시다. 나는 그 도시에 사는 듯이 여행하는 것을 추구하기에 투어를 가지 않았다. 하지만 퍼스는 갈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투어를 추천한다. 페리를 타고 남쪽으로 가서 스카이라인 야경을 봤는데 한적하고 여유로운 느낌이었다. 대자연이 주는 여유로움과 눈부신 태양만큼 반짝이는 도시들을 갖고 있어 호주는 누구나 반해버릴 수밖에 없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한국도 여행으로 오면 아름다웠다.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가을에 왔을 때는 외국인 관광객처럼 두리번거리며 신나게 계속 걸어 다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걸어 다닐 일이 없었기에. 한국은 볼거리와 문화생활을 즐길 곳도 많고 카페나 공원도 어느 나라에 뒤처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국에 살면 소중함을 잊고 또 여행을 가고 싶다. 또 다른 매력을 찾고 싶고 새로운 풍경과 낯선 도시가 주는 설렘을 느끼고 싶기에 여행을 가면 갈수록 더 목마른 기분이다. 자카르타에서 살면서 좋았던 점 중 하나가 여행을 싸게 자주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추억으로 남은 여행 기억들. 다녀오면 빨래가 한가득, 집이 제일 편하다 하지만 지난 여행 사진들을 보며 다음 여행지를 기대하는 나이다.



- 지금까지 자카르타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기억들이 있지만 막상 글로 적으려 하니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언젠가 다른 주제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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