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추분이 지나면서 올해도 백일 남짓 남았다.
남은 올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앞으로의 삶의 계획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여러모로 머리가 아픈 요즘이다.
최근에 '숨결이 바람이 될 때'라는 책과 영화 '옥스퍼드에서의 날들'을 봤는데 우연히도 결말이 비슷했다.
'숨결이 바람이 될 때'라는 책은 의사와 환자 양쪽을 다 경험하며 쓴 회고록이다. 인생의 3분의 1을 신경학과 의사가 되는데 바치고 어느 날 본인이 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곧 교수가 되어 연봉도 오르고 2세를 가질 희망찬 계획을 세웠지만 병을 알고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주인공은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우며 끝까지 버텨본다.
"가치 있게 여기는 것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찾아봐요."
책에 나오는 주치의가 죽음을 앞둔 주인공에게 해준 말이 내 마음에 박혔다.
영화 '옥스퍼드에서의 날들'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지만 뭔가 남자에게 비밀이 있는 듯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남자는 박사생으로 유럽 전역을 여행하길 꿈꾸지만 그에게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남자주인공이 문학 수업을 가르치며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의 시를 인용하며 말하는 대사가 있다.
"시를 배울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경험해야 한다. 잘 살아낸 삶은 대가를 치르지만 그 모든 대가를 치를 만했다. 영원한 것은 없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케이크를 먹을 것."
영화 속 여주인공은 계획대로 척척 살다 남주인공의 영향으로 연봉 좋고 밝은 전망을 가진 직업을 포기하고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던 문학을 선택한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가치 있게 여기는 일을 하는 것.
결국은 같은 말이다. 그 일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던 안 이어지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기에 둘 다 후회가 없는 것이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는데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간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마찬가지다. 병상에 누워 다시 일어나기를 목표로 세우다 어느 날 떠나고 만다.
어제 집을 치워도 오늘 또 더러워지는 것처럼 반복이 멈추면 죽음이 온다고 얘기해 주신 수녀님이 계신다. 오늘도 버릴 쓰레기가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그럼 상실의 슬픔은 어떻게 치유하나요? 물으니 함께한 시간을 감사히 여기며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에릭 클랩튼의 Tears in heaven 가사 내용처럼 아이를 잃어도 더 강해져 삶을 계속 살아가야 하고 천국에서 아들을 만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언제 이 삶이 끝날지 모르지만 주어진 시간을 우리는 열심히 살아갈 수밖에.
이번 가을 동안 내게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봐야겠다.
Eric clapton- Tears in heaven
https://youtu.be/tUU1 GLMdnkM? si=jN0 Y89 CfTbp8 u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