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3년 살기

Bahasa Indonesia

by 희재

운전기사와 도우미를 뽑았으니 일을 시켜야 한다.

그것도 인도네시아어로.

'더러우니 닦아줘.' 'K마트에 갈 거야.' 등 당장 써야 할 말들이 많은데

아빠 까바 에 모르니 원.

(잘 지냈어?라는 뜻으로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쓰는 표현이라 쓸 일이 없음)


다행히 같은 학교 엄마 중 인도네시아에 십여 년 넘게 살고 있는 교민이자 인도네시아 어학로그램인 비파 과정까지 수료한 능력자가 있었다. 고맙게도 생활 속 인니어를 가르쳐 준다며 이른바 생존 인니어 스터디가 시작되었다.


인니어에는 매직워드 있다.

비사: 가능하다

띠닥: 아니다

쪼바 : 시도하다

이니 : 이것

마우 : 원하다


여기에 몇 가지 단어만으로 일상생활은 가능하다.

예를 들면 먹고 싶어?가고 싶어? 가지고 싶어? 하고 싶어?를 말할 때 마우에 물음표만 붙이면 된다.

"마우?"


주문할 때는 손가락질과 '이니'만 할 줄 알면 되고 띠닥은 모든 문장의 부정문으로 쓰인다.

가령 비사는 가능하다이니 띠닥 비사는 가능하지 않다이다.


'옷을 입어 봐도 되니?'는 "쪼바 비사?"로 간단하게 해결된다.

어순 문법 다 무시하고 약간의 연기와 당당함으로 말이다. 말이 짧으니 가끔 오해가 생기기도 했지만 참으로 편리하지 않은가!

스터디와 일상 경험을 통해 아는 단어가 하나씩 추가되어 가면서

처음에는 공손하게 똘롱 끄 스꼴라(학교로 가주세요)라고 말했다면

나중에는 끄 스꼴라(학교로)라고 줄여 말하고

어느 순간부터 일상 속에 자연스레 인니어가 녹아 있었다.


바루 다땅 (새로 온) 엄마라든지,

곧 뿔랑(돌아가다)하잖아 처럼 우리끼리만 이해하는 인니어의 재미 느꼈다.


언어를 배우며 소통이 어느 정도 되어가니 적응은 더 빨라졌고 함께 공부하며 가까워진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어느덧 자카르타 생활이 일 년쯤 되어갈 무렵 갑자기 캐나다행을 결심하고 마는데..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