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아직도 널 떠나지 못할까

시간이 지워주지 못한 감정의 각인

by 강희지

너와 함께 있을 때면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다 부딪히고, 결국엔 격렬하게 싸우면서 끝이 난다.

이렇게 매일이 아픈데도 내가 너를 떠나지 못하는 건, 결국 우리의 시작이었던 그 '사랑' 때문이다.


정말 힘들었던 시절, 지칠 대로 지쳐서 주저앉아 있던 나를 일으켜 세워준 사람. 처음으로 나를 따뜻하게 안아준 너 덕분에 나는 다시 용기를 냈고, 겨우 일어설 수 있었다.

그때 느꼈던 고마움은 사랑과 함께 커졌고, 기적 같은 행복을 내게 가져다주었다.


사실 지금 우리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몇 달, 아니 몇 년 동안 행복을 느낄 수 없다고 해도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

우리의 사랑에는 단순한 감정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무언가'가 있으니까.

마치 내 영혼 속에 새겨진, 도저히 지울 수 없는 알 수 없는 각인.


처음엔 그 각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흘러버린 탓인지, 이제 우리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이게 우리 사랑의 시작이었고, 잊을 수 없는 행복의 증거였다는 사실만은 선명하다.


내게 이 각인은 나를 영원히 지탱해주고 지켜주는 영혼의 표식이다. 삶이 버거울 때면 나는 언제나 이 아픈 각인을 슬쩍 들춰본다.

비록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통 알 수 없을지라도...



사랑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부단한 정성과 따뜻한 온기가 필요하다.

박제된 행복은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걸, 왜 알지 못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