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 브랜딩은 신실과 신뢰다
믿음, 소망, 사랑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성경에 쓰여 있듯이 사랑은 모든 허물을 덮는다. 사랑이 쉬운 것 같지만, 생각보다 참 어렵다. 사랑은 좋을 때만 사랑이 아니라, 상대방의 허물을 보인다고 해도 사랑으로 덮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커리어에 웬 사랑 타령인가? 직장 생활을 하면 사랑의 대상이 차고 넘친다. 사랑으로 덮지 않으면 정말 참기 힘든 사람들이 꽤 있다. 사랑이 그러한 것이라고 하니, 사랑할 만한 대상만 골라 할 수 없으니 이처럼 어렵기 그지 없다. 그런데 직장생활에서 필요한 것은 사랑만큼이나 신실과 신뢰다. 사람은 신뢰할 대상이 아니라 사랑할 대상이라고 하지만, 이해관계로 얽힌 사이에서 사랑보다는 신뢰가, 신실이 더 중요하게 여겨질 때가 있으니 어쩌겠는가.
신실과 신뢰가 어떤 모양새를 갖춰야 하는가를 생각하기 전에 브랜딩의 정의를 생각해 보자. 브랜딩이 무엇인지는 각자마다의 관점이 있으니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필자가 정의하는 브랜딩은 신뢰다. 브랜딩은 고객과 기업간의 신뢰를 쌓아가면서 발전해 간다. 기업은 고객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한다. 제품, 직원, 서비스, 철학, 비전 등 다양한 스토리를 수많은 매체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한다. 가지각색의 이야기들이 브랜딩이 되려면 그 이야기가 지켜져야 비로소 브랜딩이 된다.
브랜딩할 때 페르소나라는 것을 통해 인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A사가 어떤 이미지의 사람인가를 빗대어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의 이미지, 직업, 성격, 학벌, 가족환경, 나이, 가치관 등을 의인화시켜서 표현한다. 그런데 이것이 꽤 유용하다. 이러한 명확한 페르소나는 정확한 방향성과 더불어 분명한 이미지를 설정할 수 있다. 어떤 행동을 해야 할 지 또한 명확해 진다. 이런 관점에서도 브랜딩은 신뢰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신뢰가 중요하며, 이를 통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듯이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가 신뢰라는 측면에서도 설명될 수있다.
그렇게 때문에 신뢰는 커리어 브랜딩에 있어서도 빠질 수 없다. 좀더 과장해서 말하면 신뢰에서 시작해서 신뢰로 끝난다. 비즈니스는 좀더 깊이 들어가면 돈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다. 돈은곧 신뢰와 직결된다. 뉴스에 보도되는 횡령사건을 보아도 그렇다. 그로 인해 사람과 기업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비즈니스는 돈과 연결되기 때문에 신뢰는 그만큼 중요하다.
한번 깨지면 다시 회복하기 힘들기 때문에 신뢰는 유리처럼 다뤄야 한다. 깨지면 붙일 수 있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의외로 함부로 다룬다. 그리고 그 신뢰를 어떻게 쌓는 것인지에 대해 사람들은 지나고 나서 깨닫는다. 필자도 그런 적이 있었다. 몰라서 내가 신뢰를 저버리기도 했고, 얼굴을 정면에 두고 황당한 뒤통수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회복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참 쉽게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신뢰를 쌓으려면 먼저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말은 한번 나가면 내 것이 아니다. 내 생각으로 머물 때는 통제할 수 있지만, 내 입 밖에 있을 때는 더 이상 통제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말이 참 쉽다. 그 말은 적어도 나를 위해서 상대를 위해서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약속이라면 더욱 그렇다. 계약서를 쓰는 이유도 그렇지 않은가! 약속을 지키겠다는 맹세의 서류다. 그런데 도장을 찍지 않는 말에 대해서도 우리는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 그래야 신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쌓여간다.
또 하나는 뒷담화다. 직장생활에서 뒷담화는 매우 일상화 되었다. 너도나도 하는 뒷담화를 하다 보니 이것이 뒷담화 인지도 구별이 어려울 지경이다. 필자라고 뒷담화 한번 안 한 순결한 사람이라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뒷담화는 특히 앞에서 웃고 뒤에서 험담한다. ‘표리부동’ 혹은 ‘포커페이스’가 처세술의 최고의 것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 그것은 상대가 알게 된다. 모를 수가 없다. 그 배신감을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쌓아 놓은 신뢰가 나도 모르게 무너질 수 있다. 물론 이야기를 통해 그 오해를 풀어간다면, 그래서 그것이 친분의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정말 드물다. 그래서 뒷담화보다 앞담화를 권한다. 힘들면, 짜증나면 앞담화를 해서 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하자. 불편한 것과 맞지 않는 것을 지혜롭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과는 둘도 없는 사이가 될 수도 있다. 사람은 그 사람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설령 그 이야기가 아플지라도 감사할 수 있다. 결국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혹 모른다고 해도 뒷담화보다 뒷탈이 덜하다.
말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일과 사람을 대하는 자세다. 그 모습은 한결같아야 한다. 브랜딩에서도 일관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 길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는 것이 아니라면, 그 길을 묵묵히 가야한다. 그 자리에서 다른 사람이 나를 보든지 보지 않든지 상관없이 내 일을 묵묵히 하면 그 결과는 반드시 열매를 맺기 마련이다.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여기 붙었다가 저기 붙었다가 정치를 하는 것이 꽤 똑똑해 보이고 영원히 살아남을 것 같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가벼운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여기서 이 말하고, 저기서 저 말해서 모두를 내편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모두를 잃는다. 그런데 얕은 수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종종 본다. 특히나 신입사원 시절에는 더욱 자중해야 한다. 그 때는 분별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쌓아 놓은 신뢰도 없지만, 자신의 길을 막기도 한다. 잠잠히 기다리면 열릴 길을 온 동네방네 돌아다니면서 애쓰다가 모든 길을 막는 경우도 봤다. 최악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랬다 저랬다’를 손바닥 뒤 짚듯이 하는 것이다.
한 번은 수습기간의 직원이 3개월만에 나가는데 퇴사를 결정한 그날, 바로 위상사에게만 통보하고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 10년 넘은 직장생활을 하면서이런 경우도 있구나 싶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멀쩡한 직장에 취업을 했다. 신뢰가 단 번에 쌓아지 않는 것처럼 한 번에 무너지지도 않는다. 그 당시 한 동료는 그 일이 있었을 때, ‘허허허’ 웃었다. 헛헛한 웃음이다. 신입이라서 ‘몰라서 그랬겠지’라고 하기에는 도를 넘어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회사의 수준을 동아리보다 못하게 보았으면 그랬을까 싶었지만, 설령 동아리 같은 수준의 회사라고 하더라도 그런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 회사의 수준과 별개로 본인의 수준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언급한 세 가지 이외에도 신뢰를 쌓는 수많은 요소가 있다. 그 이야기를 하기엔 책 한권의 분량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 신뢰를 쌓기 위한 언급한 세 가지만이라도 지켰으면 좋겠다. 한결같이 못한 자세와 생각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다. 자칫 자기 꾀에 빠져 나의 결정이 더 어려운 길을 택하기도 한다. 옳은 길만 선택하기에도 부족인 인생인데, 우리는 때로 나의 실수로 혹은 다른 사람의 덫에 길을 돌아갈 때도 있다. 그 실수를 줄이기 위한 길이 신실함이다. 신실함은 신뢰를 쌓는 지름길이다. 신실함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일을 맡아서 하도록 유인하는 힘이 있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에게 나의 일을 온전히 맡겨도 괜찮다고 생각할만큼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면, 일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나의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도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듣는다면 그는 커리어 브랜딩에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 그 길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욕심 때문에, 말 때문에, 사람 때문에, 돈 때문에 수만가지 이유로 나의 신뢰를 내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내 신실함이 의미 없어 보이는 순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누가 보든지 보지 않든지 중요하지 않다. 내 길만 묵묵히 가면 된다. 인생을 살다 보면 내가 누구 때문에 이러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남을 위해, 남의 눈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남의 눈이 없을 때 나는 다른 사람이 된다. 그래서는 브랜드가 될 수 없다. 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신실함이 몸에 베어 있어야 신뢰가 쌓인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다. 그만큼 내 아무리 똑바로 서 있어도 때로는 억울한 누명과 험담 속에 있기도 한다. 나보다 못난 사람이 나보다 어린 사람이 나보다 덜 갖춘 사람이 세상적으로 성공하기도 한다. 그 가운데서 나를 지키려면 신실함을 갖출 때 흔들지 않을 수 있다.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 열매를 맺는 날이 온다. 적어도 신이 있다는 걸 믿는 사람이라면, 세상이 절대로 인간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나의 삶을 주관하는 그분은 알고 있지 않겠는가! 절대로 그 노력과 마음을 내버려 두실 분은 아니라는 것, 그것이 우리가 신실함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세상에서도 낮 말은 새가듣 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혹은 사필귀정이라는 지혜가 아무런 이유없이 나왔을 리 없다. 세상에서도 신실함을 지켜야하는 이치가 통한다는 이야기다.
CB-HAN HEE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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