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블루마운틴까지
우리는 빛을 보러 갔다.
어둠 속에서 더 또렷해지는 생명,
반딧불이 동굴이었다.
숨소리마저 낮추어야 할 것 같은 그곳에서
천장 가득 반짝이던 빛들은
마치 밤하늘이 땅속으로 내려온 듯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누군가는 손을 잡았고
누군가는 작은 탄성을 삼켰다.
그곳에서는 말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였다.
동굴을 나와
우리는 와인잔을 기울였다.
붉은 빛이 잔 안에서 흔들리고
낯선 나라의 공기가
천천히 우리 안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바다로 갔다.
영화 「빠삐용」이 떠오르던
거칠고 자유로운 바다였다.
풍랑이 부딪히는 바위 위에 올라
우리는 서로를 부르며 웃었다.
그 순간
우리는 모두 탈출한 사람들이었다.
일상에서, 시간에서,
익숙한 이름에서 잠시 벗어난 채
그저 지금이라는 순간 위에 서 있었다.
바위 위에서
우리는 단체사진을 찍었다.
파도와 웃음이 함께 담긴
그날의 한 장면.
다시 도시로 돌아와
하얀 돛을 펼친 오페라하우스 앞에 섰을 때
우리는 잠시 말을 잊었다.
그때 인솔자의 한마디가
우리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이곳은 그냥 보고 지나가기엔 너무 아까운 곳입니다.
화장실 다녀오세요.
내 흔적 하나쯤 남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순간
우리는 우루루 뛰어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 앞에서
가장 인간적인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밤.
하버 브릿지 아래
우리는 나란히 서 있었다.
불빛은 물 위에 흔들리고
말없이 바라보는 시간 속에서
서로의 존재가
이미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낮에는 그렇게 웃던 우리가
밤에는 조용히
같은 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 날,
블루마운틴.
궤도열차에 몸을 맡긴 순간
나는 뒤로 끌려가듯
순식간에 아래로 떨어졌다.
아찔했다.
그러나 그 아찔함 속에는
두려움보다 먼저
설렘이 있었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고
그 순간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넓은 생태공원을 걸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초록 위에
동물들이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팬다곰, 캥거루, 악어—
그들은 우리를 의식하지 않았고
우리는 그저
조용한 방문객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알았다.
이 여행은
무언가를 보고 돌아오는 일이 아니라
잠시
다른 시간 속에 머물다 오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다시 돌아왔지만
그날의 빛과 웃음과 바람은
아직도
내 안 어딘가에
조용히 머물러 있다.
*친구들과 호주 여행을 다녀와서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고싶었습니다
브리스벤, 골드코스트의 휴양지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에메랄드빛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