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덕 앞에 서서

-샤슬릭을 굽던 날

by 김희진

최고의 맛을 내는
자작나무 화덕

러시아 은자작
장작을 올리면

불꽃은 회오리치고
자작자작 타는 소리
이글거리는 숯불

고기 익는 냄새가
마음부터
따뜻해진다

뒤집고 또 뒤집으며
가족을 생각하는 사이
흐르는 땀도
사랑이 된다

아이들 웃음소리에
뽀얀 연기가 섞여
뜰 안에 퍼지면

“잘 익었구나
어서 먹자”

꼬치 하나씩 들고
둘러선 아이들

“할아버지
샤슬릭 맛있어요”

연기 속에서도
눈이 따뜻해지는 것은
불 때문이 아니라

손자,손녀들이
마시멜로를 구워 할아버지 할머니

입에 넣어주던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 둘러선
그 뿌듯한 마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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