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권리안은 자기 말만 하고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대답도 하지를 않아 혼내줘.”
첫째와 둘째는 매일 이 문제로 서로 다툰다.
어떨 때 보면 둘째는 머릿속에
빈틈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 차서
다른 사람들의 말이 귀에 아예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첫째는 다른 사람의 표정, 행동, 감정까지
다 체크하는 성향이라 그런 동생이
신기하면서도 거슬리는 눈치다.
오늘도 자기 할 말만 끝없이 하는 아이를 보며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고민했다.
“리안아, 엄마 눈 봐봐.
사람과 대화할 때는 눈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거야.
근데 엄마가 궁금한 게 있어.”
“뭐가 궁금해?”
“사람은 왜 입은 하나인데
귀와 눈은 두 개일까?”
“어? 그러네 왜 그렇지?”
“엄마 생각에는
눈은 세상을 앞, 뒤, 옆, 위 골고루 잘 살펴보라고 두 개를,
귀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잘 들으라고 두 개를,
입은 보고 들은 것의 절반 정도만 이야기하라고
하나만 주어진 것 같아.”
“맞아맞아 그런 것 같아.
엄마, 콧구멍도 두 개야.
아마 냄새를 많이 맡으라고 두 개인가 봐.”
“그러네. 그러고 보니
얼굴에 있는 감각기관 중 입만 하나인 거네.
그럼 앞으로 다른 사람들 말을
많이 들어주는 건 어떨까?
리안이가 모르는 새로운 재미있는 걸
알 수도 있잖아?”
“알겠어 엄마. 잘 들어볼게.”
어쩌면 자기만의 생각에 빠지고
하나에 집중하는 둘째의 기질이
어느 쪽으로는 장점으로,
또 어느 쪽으로는 단점으로 보일 수 있다.
장점과 단점은 하나로 이어지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정반대의 성향과 기질인 형제를
하늘에서 내려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둘째에게 있는
독단적이고 고집스러움이
형제가 있음으로
그럴 수도 있고, 다른 것도 새로운 것도
같이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걸
알아가는 출발점이 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아이들의 다툼으로 나 또한
경청하고 들어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 2025년의 마지막 날.
새로운 한 해의 마음가짐은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이해해주는
2026년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