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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여행] 청주에서 혼자 놀기_1

청주의 첫인상

by 신비

## 프롤로그: 병원 날만 기다리던 내게


몸이 아프면 불안하고 무기력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내 모습이 참 딱해 보였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소소한 재미라도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며칠간의 여행을 계획했다.



# 청주라는 선택


청주와 충주는 이름이 비슷하다. 충주는 몇 번 놀러 간 적이 있지만, 청주는 가본 적이 없었다. 인터넷 검색창에는 아직도 '충주'라는 오타를 만들곤 한다. 서울에서 2시간 정도의 적당한 거리와 그 낯섦이 청주를 목적지로 선택한 이유였다.


# 수암골, 시간이 멈춘 골목

숙소는 수암골로 잡았다. 오래된 마을을 도시재생을 통해 예술공간으로 만든 곳이다. 낡은 골목길을 정비하고 벽에는 벽화를 그려놓았다. 상상하던 바로 그런 골목이었다. 도시재생을 했다고는 하지만 시간이 지난 탓인지, 아기자기한 골목길의 모습도 빛이 바랜 느낌이었다.

수암골 골목길

수암골은 청주 동쪽에 위치해 있다. 청주는 높은 산이 없어서 수암골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유명하다. 덕분에 수암골 가장 높은 곳에는 카페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카페가 아니어도 좋다. 수암골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청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카페에서 바라본 청주시내

청주의 높은 건물은 최근에 지은 고층아파트인 것 같았다. 서울과는 다른 나지막한 건물들의 불빛이 만드는 도시의 야경이 새로웠다.

# 충청도까지는 수도권


예전에 청주시 앞에 '교육도시'라는 수식어를 붙여 부르던 기억이 있다. 시내를 다니다 보니 청주대, 충북대, 청주교육대 등 여러 대학을 만날 수 있었다. 젊은이들이 줄어간다던데 교육도시 청주라는 수식어는 여전한지, 이 동네 사람들은 뭘 먹고 사는지 궁금해졌다. 나이 때문인지, 직업 때문인지 이런 것들이 궁금해진다.

청주 풍경

하지만 청주를 다니다 보니 산업단지에는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공장, LG화학 공장 등 대기업 공장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길가에 '충청북도 출생률 증가율 1위'라는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충청도까지 수도권'이라는 말이 실감 났다.


서청주를 지나다 보니 허허벌판에 흥덕구청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최근에는 세종시에 인접한 오송역(KTX) 쪽으로 도시가 확장하는 모양이다. 청주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모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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