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제작일기
올 한 해, 특히 하반기는 유난히 고된 시기였다. 그동안 이런저런 사건을 겪고 별별 사람을 다 만나본 터라 나름 역치가 꽤 높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모든 직장 생활을 곁에서 지켜봐 온 아내가 쉬었으면 좋겠다며 걱정할 정도였으니 지친 기색이 겉으로도 꽤나 드러났다.
딱 이 시기에 20대 초반의 인턴 두 친구를 만났다. 브랜딩의 일환으로 유튜브 채널을 시도해 보려는 차에 채용한 친구들이었다. 그런데 막상 이들이 합류할 무렵,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동료들이 이탈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 여파로 나 또한 하던 일이 갑자기 바뀌었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며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계획과는 다르게 이 친구들과 업무는커녕 물리적으로 대화를 나눌 시간조차 빠듯했다. 누군가는 해고를 하거나 월급을 안 주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하지만, 시간과 경험에도 엄연히 기회비용이라는 게 있다. 짧은 4개월이라도 이들에게 뭐 하나라도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되어야 회사의 평판에도 나 개인의 마음에도 빚이 안생길 것 같았다.
이 둘은 4개월 간 지각 한번 없이 늘 2, 30분 먼저 사무실에 도착해 있었는데,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눈이 마주치는 자리에 앉아 항상 출근길에 반갑게 인사해 주었다. 스스로를 '무도 키즈'라고 하며 모든 짤을 알고 있는 그들에게 나는 아버지 박명수 였을까? 무슨 말만 하면 그렇게 웃어대기에 이유를 물어보면 그냥 웃기다고 답했다.
마지막 영상인 문래동 독립서점 영상이 업로드 되었다. 그 영상을 보다보니 이들에게 해준 것보다 도움받은 게 더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식하지는 못했지만 나도 많이 웃었고 힘이 되었고,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만나는 날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