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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슬 Jun 24. 2024

Know thyself

자기 삶의 주인공

Know thyself(너 자신을 알라!)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옮겨 유명하지만,

델포이 아폴론 신전에 새겨진 글귀이다.


저 말을 나보다 더 잘 이해하고 그 답을 모색하는 나의 꼴찌아이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 생겼다.


나의 꼴찌아이지난 6개월간 나에게 들은 잔인한 잔소리들다.

 


공부하는 고통과 후회의 고통 중에 어떤 것이 더 클까?


부자들의 습관 하나는 해결해야 할 문제를 피하지 않고 직면한다더라. 넌 어때?


시간을 함부로 쓰지 마, 그럼 시간도 널 함부로 대할 거야!라는 협박.


소용이 없다. 늘 게임아이템을 모으는 게 우선이고, 볼링장과 스터디카페는 심신을 단련하는 놀이터였다.


이 아이를 나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Procrustean bed)에서 풀어주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며 지난 6개월간 내가 헛고생을 했구나.라는 생각을 들켰다.  


아이가 먼저 입을 연다.

날 만나기 전 영어시험 25점은 찍어서 얻어걸린 점수였고,

지난 중간고사에서 받은 65점은 오롯이 풀어서 받은 점수이니 스스로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는 시시한 어른이 될 것 같다며 다른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아이는 누구보다 자신을 향한 근본적인 질문을 했고, 그 답을 찾아가고 있었다. 서서히 바뀌고 있던 아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나의 조바심이 또 한 번 고개를 들다 들킨 것이다.

이번 기말고사가 끝나고, 새로운 계획을 말씀드릴 테니 도와달라는 이 꼴찌 아이야말로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고민하는 주인공이 아닐까.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Procrustean bed)

악명 높은 도둑 프로크루스테스 집에는 철제 침대가 있다. 이 도둑은 나그네를 여기에 눕히, 키가 침대보다 크면 몸을 자르고 키가 침대보다 짧으면 몸을 늘여서 죽였다. 자기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을 뜯어고치려는 버르장머리, 타인에게 해를 끼치며 주장을 굽히지 않는 횡포를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고 부른다.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 p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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