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 제자리걸음

2016년 3월의 쉼표 : 오사카, 일본

by 평생사춘기


3월에는 여행은 잘 가지 않는데,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미친 듯이 여행에 홀려 있을 때였던 것 같다. 그냥 여행이 좋았던 건지, 무언가가 불안했던 건지 모르겠다. 사실은 여행 속에서의 여유를 즐겼다기보다, 계속 계획을 세우며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치열하게 목표를 향해 달려 지내온 20대를 지나, 30대에 들어선 나는 인생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던 건지도 모르겠다.

막 도착한 오사카는 화려했다. 반짝이는 네온사인에 압도되어 그냥 길을 걸어 다녔다. 내가 왜 여기를 온 건지 이유도 모른 채, 뚜벅뚜벅.

그러다 오사카 근교, 교토에 도착했을 때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아... ‘쉼표’이런 게 필요했던 거지.

계속 무언가를 향해 애쓰며 달려 나갈 필요는 없다. 가끔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멈춰 있을 필요가 있다. 나는 지금 잠시, 어쩌면 조금 더 오랫동안 이렇게 서 있게 될 것 같다.


평온함이 가득한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