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생각] 번아웃, 그거였어
조금 느리게 걸어도 괜찮아.
2021. 4. 17
번아웃 증후군, 한참 뒤에야 알았다.
내가 그거에 걸렸었던 거구나.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참 애쓰며 살았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존심은 저 깊은 곳에 묻어두며 버텨왔던 시간들을 지나,
나를 위해 희생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허튼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을 지나,
나 스스로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기 위해
성실하게 보내온 시간들을 지나며,
조금씩 나를 잃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정해놓은 방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왜 가고 있는지, 그 방향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여유를 주지 못했다.
내가 연기처럼 사라져 갈 즈음,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
10년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1년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1년은 지쳐 쓰러진 나를 일으켜 세우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쓰러진 곳에서 상체를 일으켜 세워 앉아
주위를 둘러볼 수 있을 정도,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의욕이
마음속에서 꿈틀대기 시작한 정도,
어쩌면 다시 한번 힘차게 달려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이 시작한 정도,
아직은 잘 들리지 않지만,
내 마음속에서 웅얼되기 시작한 소리들...
천천히 기다려보려고 한다.
나는 나를 믿으니까
나 스스로 다시 일어날 때까지
조금 느리게 걸어가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