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안 괜찮은 거 같아.

어느덧 4년, 이제는 무뎌진 줄 알았는데...

by 평생사춘기


2018년 11월, 엄마가 돌아가시고 어느덧 4년... 매일 같이 눈물을 훔치던 시간을 지나, 엄마의 부재가 무뎌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2022년 설날은 엄마를 모시고 계신 인천가족공원이 문을 닫는 이야기를 듣고, 언니와 일정을 맞추지 못해 혼자서 엄마를 찾아갔다. 항상 언니와 함께 갔었기에, 혼자 가는 건 처음이었다. 지하철에 내려서 한참을 고르고 골라 노란 꽃을 하나 샀다. 꽃을 손에 들고 걸어가는 길이 얼마나 묘하던지, 갑자기 불안감에 휩싸였다. '나 아직 안 괜찮구나.'


이어폰을 끼고 엄마가 있는 3층으로 올라가는데, 갑자기 노래 '살다보면'이 흘러나왔다. '하필이면...' 타이밍이 어쩜 이리 기가 막힌 지... 요즘은 음악 어플이 장소도 아는 걸까?

엄마에게 도착하기도 전에 눈물샘이 터져버렸다. 꽃을 달아두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돌아간 후 바닥에 앉아 엄마를 바라보았다. 문득 다시 떠오르는 슬픈 기억들... 꽁꽁 묻어두고 꺼내지 않았던 엄마의 아픈 모습, 병원에서의 시간... 모자도 썼고, 마스크도 썼고, 이어폰도 끼었고, 그대로 고개를 푹 숙이고, 한참 눈물을 쏟아냈다.





"엄마, 잘 지내고 있어? 어디에 있는 거야? 우리 옆에 있는 거야? 믿기지 않지만 벌써 2022년이야. 오늘은 혼자 왔어. 언니는 금요일에 형부랑 조카들이랑 온대. 혼자 오기 두려웠는데, 그래도 설날 전에 보고 싶어서 왔어.


요즘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어. 울지고 않고, 많이 웃으면서 말이야. 그래서 이제는 혼자 엄마를 볼 수 있을 줄 알았지. 근데 이렇게 엄마 앞에 혼자 앉아 있으니, 다시 그날의 기억들이 떠올라. 소심한 성격 탓에 남들 눈치 봤던 거, 힘든 마음 들킬까 무심한 척했던 거, 엄마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내가 더 많이 따뜻하게 든든하게 지켜줬어야 하는 건데... 미안한 마음과 후회가 자꾸 떠올라.


회사 퇴근하고, 엄마랑 생선 발라먹으면서 드라마 '동해' 봤던 거, 엄마가 까준 밤 받아먹으면서 드라마 '비밀' 봤던 거, 엄마가 김치 담그면 맛보면서 흰쌀밥 한 공기 다 먹던 거, 우리의 일상들이 너무 그리워. 많이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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