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일과 강습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자니, 어느새 두 번째 대만 워크숍이 다가왔다. 순식간에 8월에서 10월이 된 기분이다. 뭔가 꽉 차게 힘차게 달려온 것만 같았지만, 순간을 느끼고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숨 고르기를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복잡한 까만 선들을 걷어내고 하얀 종이 위에 내가 걸어온 길, 그리고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떠밀려 나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내가 스스로 선택한 길을 가고 있는지...
지난번엔 금요일에 도착해서 강습이 끝난 일요일에 서둘러 돌아와야 했다. 이번엔 따뜻한 대만에서 파란 하늘 아래 산책도 즐기고, 맛있는 음식도 맘껏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대만에서의 첫날, 아기자기한 화산 1914를 걸어 다녔다. 건물을 감싼 초록 초록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감각적인, 귀여운 소품들을 하나씩 보고 있자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평소 좋아하는 오르골과 조명등 가게에서는 한껏 신이나 한참을 둘러보았다. 그냥, 이렇게 소소하게 보내는 시간이 좋다. 서두르지 않고, 순간순간을 느끼며, 내 마음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단수이 스타벅스,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과 함께 캘리그래피를 쓰며 시간을 보냈다. 강가를 따라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며 바람을 느꼈다. 마음 내키는 대로 길거리에서 춤을 추고,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노을을 기다리며 영화 원스(Once)의 주제곡인 'Falling Slowly'를 들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나 스스로에게 말했다. '꾹꾹 눌러두지 말고, 내가 느끼는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고 살자. 지금 이 순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