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 소용돌이의 끝자락

2019년 8월의 쉼표 : 밴프 & 제스퍼, 캐나다

by 평생사춘기


여전히 아침이면 눈을 떠 회사로 향하고,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퇴근을 한다. 주말이면 춤을 가르치고 일요일 늦게 집에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월요일... 그렇게 매일 똑같아 보이는 하루를 보내며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내 마음은 휘몰아치는 소용돌이를 달래고 달래느라 지칠 때로 지쳐있었다.


오랜만에 자연 여행을 떠났다. 캐나다 로키, 이름만 들어도 푸른 산과 호수가 힐링이 되는 곳.


에메랄드 빛으로 유명한 레이크 루이스에 도착했다. 첫눈에 탄성을 자아내는 물빛, 그 길을 따라 걸었다. 레깅스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보이는 또 하나의 호수, 마치 내가 디스커버리 채널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다. 마냥 신이나 사진을 찍어댔다. 호수를 한 바퀴 빙돌고나니, 마치 90도로 꺾인 듯한 가파른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지 못했지만 그래도 마음먹은 대로 정상에 가고 싶으니, 숨을 고르고 발아래 아름다운 풍경을 위로 삼아 계속 걸었다. 그리고 만난 비현실적인 풍경, 에메랄드 물빛이 선명한 동그라미를 그리며 쨍한 엽서 사진이 펼쳐졌다. 인생 샷을 찍겠다고 포즈를 취하며, 땀을 흘리며 투덜 되던 5분 전 내 모습은 까마득히 잊혀갔다.


해가 뉘엊뉘엊 넘아갈 즈음, 벤프 곤돌라를 타고 설퍼산에 올랐다. 아무 생각 없이 반바지에 반팔을 입고 오들 오들 떨며 전망대 앞에 섰다. 강렬한 오렌지빛 햇살에 눈을 찌푸리고 나니,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나의 인생, 지금의 나, 앞으로의 나,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는 순간이었다. 그래, 두렵지만,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힘을 내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 보자. 너무 오래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었다. 때가 되었다.


정상으로 가는 길, 힘든 순간 오아시스 같다.
정상에서 바라 본 레이크루이스, 아름답다.
설퍼산 정상, 생각에 잠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