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 아홉째날, 다시 만나는 날
사별 경험자를 위한 미술 치료
요즘은 자꾸 몸이 무겁고 찌뿌둥하다.
힘겹게 눈을 뜨고 아침, 점심을 챙겨 먹었다.
처음으로 오이무침을 해봤다.
맛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나씩 내 힘으로 해보고 있다.
자리에 앉아
부쩍 더워진 날씨 이야기로 시작했다.
오늘은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해 보기로 했다.
눈을 감고 '무슨 말을 할까'
떠올려 보았는데
너무 많은 이야기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한 가지 상상을 해보았다.
'하늘에 떠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
문을 열고 1분만 엄마를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할까?'
"엄마 딸로 태어나 행복했어.
정말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좋은 사람으로 잘 살게, 엄마처럼."
구름 위에 떠있는 나무 계단을 만들고
편지를 넣은 작은 통을 놓았다.
그 주위를 초록 나무와
푹신한 솜으로 감싸주었다.
상담사님이 엄마와 대화를
나누라고 하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가슴이 아프고 숨을 쉬지 못할 것 같았다.
가슴을 두드리고 소리를 내어
계속 한참을 울었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다.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무뎌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참았었나 보다.
눌러두었나 보다.
깊숙이 넣어두었었나 보다.
엄마가 돌아가신 날,
그날처럼
엄마가 또 떠나버릴까 두려웠다.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났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왜, 왜, 떠나야 하냐고'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멍하니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생각이 났다.
내가 상상한 건
엄마를 다시 떠나보내며 건네는 말이 아니라,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이었다는 걸
엄마를 떠나보내는 건
조금 미뤄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