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병원에서 처음 수술실 스크럽을 섰을 때의 감정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가운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수술실 문을 열자,
공기 중에 스며든 소독약 냄새와 정전기처럼 서늘한 긴장감이 내 온몸을 감쌌다.
그날 나는, 새로운 의료 기구가 살을 지지며 피를 최소화한 채 절개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 냄새.
그것은 단순한 소독약이 아니었다.
살이 타 들어가는 듯한 강렬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나는 속이 울렁이며 점점 어지러워졌다.
결국 나는 조용히 주저앉았고, 선배가 다가와 내 팔을 잡아끌며 수술실 밖으로 이끌었다.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복도로 나왔고, 그제야 나는 정신을 잃었다.
희미하게 기억나는 건, 간호사 선배가 물을 건네주며 말없이 내 어깨를 토닥이던 장면뿐이다.
나는 며칠간 밥을 거의 먹지 못했고, 스스로가 부끄럽고 또 두려웠다.
하지만, 결국 나는 다시 가운을 입고 병원에 들어섰다.
현장은 냉정했지만, 그 속에는 분명히 나의 삶이 있었고, 내가 견뎌야 할 의미가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경험은, 내가 '의료인'이라는 정체성을 처음 마주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