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감과 삶

by 네로

나의직감과 삶의기록

나는 어릴 적부터 한발 앞서 있었다. 사람들의 말보다 먼저 그들의 표정을 읽었고, 행동보다 먼저 의도를 감지했다. 너무 앞서 있었는지, 때로는 내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작은엄마는 나를 ‘한국 여우도 아니고 미국 여우’라며 ‘미구’라고 불렀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안다. 그것은 경계와 질투가 섞인 감탄이었다. 나는 단순히 약삭빠른 아이가 아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감각의 사람이었다.


그 감각은 시간이 갈수록 더 날카로워졌다. 나는 사람을 믿기 전에 그 사람의 그림자를 먼저 봤고, 상황이 흘러가기 전에 그 끝을 예감했다. 그래서 늘 준비할 수 있었고, 그래서 상처받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어떤 날은 그런 직감이 너무도 버거웠다.


나는 어떤 날은 내 직감이 틀렸기를 바랐다. 왜냐면 그 직감은 슬픔과 외로움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진심이 아니라 이기심을 먼저 알아버리고, 관계의 온기보다 멀어짐을 먼저 느껴버릴 때, 나는 혼자 아팠고 혼자 견뎌야 했다. 정답을 먼저 알아버리는 사람은, 언제나 가장 먼저 외로워진다.


그래도 나는 이 감각을 포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직감은, 나를 지켜낸 힘이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눈치라고 불렀고, 누군가는 예민하다고 했지만, 나는 그걸 '직감'이라 불렀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고, 그 감각이 나를 살게 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나는 바보처럼 속지 않았고, 침묵 속에서도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내 감각을 숨기지 않는다. 이건 자랑이 아니라, 생존의 기록이니까. 나는 지금도 나의 직감을 믿는다. 그리고 그 감각은, 한 번도 나를 배신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직감은 훗날 내삶의 결정적 순간마다 길을 열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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